“현장경험 갖춘 감정전문가 육성”최병식교수 세미나서 주장

“현장경험 갖춘 감정전문가 육성”최병식교수 세미나서 주장

입력 2003-05-19 00:00
수정 2003-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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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2년 7월 한국화랑협회 감정위원회에 이중섭의 작품이라는 시가 10억원 상당(진품일 경우)의 ‘흰소’와 ‘황소머리’의 감정의뢰가 들어왔다.감정위는 이 두 작품에 만장일치로 위작 판정을 내렸다. 그러나 6개월 뒤 “가짜로 판정난 그림인데도 3억원에 두 점을 사겠다는 인물이 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진품임을 주장하는 측은 “화랑들이 진짜를 가짜로 만들어 헐값에 구입하려는 수법”이라며 비난했다.이 문제는 마침내 법정으로까지 비화됐지만 진위논쟁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미술작품에 대한 위작 시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미술계에서는 감정(鑑定)문제는 너무나 민감한 것이어서 감정(感情)을 사기 십상이라고 말한다.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감정의 오류’를 줄일 수 있을까.

지난 15일 서울 사간동 출판문화회관에서 ‘미술품 감정의 이론과 실제’란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미술평론가인 경희대 최병식 교수는 한국 미술품 감정의 문제점으로 먼저 전문가 그룹의 한계를 꼽았다.

화랑협회는 감정 전문가를화랑운영 경력 20년 이상의 전문적 식견을 갖춘 자로 제한하고 있지만,여기에 해당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이와 관련,최 교수는 “머리 속에 들어있는 파일보다 더 정확한 것은 없다.”면서 현장 경험을 갖춘 전문가 양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밝혔다.

특히 근·현대 미술품의 경우 대부분 ‘안목감정’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현장전문가 양성은 더욱 절실하다는 것.그는 프랑스처럼 국가자격시험을 통해 미술품 감정사 자격증을 주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고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서 또 명지대 문화예술대학원 예술품감정학과 이동천 교수는 현대 중국서화감정학의 ‘과학적인’ 방법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견해를 폈다.서화감정을 할 때 먼저 작품의 시대풍격을 파악한 뒤 개인풍격을 관찰하고 나아가 인장(印章)·발제(跋題)·지견(紙絹) 등의 요소를 살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김종면기자 jmkim@
2003-05-19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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