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걸프전 실종 美해군 조종사 “스파이커 대위를 찾아라”

1차걸프전 실종 美해군 조종사 “스파이커 대위를 찾아라”

입력 2003-04-19 00:00
수정 2003-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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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백문일특파원|“전장터에서 죽은 줄 알았던 남편이 돌아오지만 아내가 다른 남자와 결혼했다면.그것도 남편의 가장 친한 친구와…”

영화속에서나 접할 수 있는 이야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비극의 주인공은 12년전 걸프전 첫날 야간공습에서 실종된 미 해군 소속 F-16 전투기 조종사 ‘스콧 스파이커’.

●걸프전 첫날 야간공습중 실종

미군은 그해 공중 폭발에서 스파이커가 즉사했다고 발표했으나 10년이 지난 2001년 1월에 ‘임무중 실종’,다시 지난해에는 ‘실종/전쟁포로(POW)’로 병역기록을 바꿨다.정보당국도 그가 사망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혀,그가 전투기에서 탈출했을지 모른다는 그간의 소문을 공식 확인했다.살아있다면 44세.

그럼에도 그의 행방은 묘연해 세간의 기억에서 잊혀지는 듯했다.그러나 이라크전이 끝나고 미군이 스파이커 대위를 찾으라는 특명을 내리자 미 언론의 초점은 후세인 못지않게 스파이커의 생사 여부에 쏠리고 있다.정보당국도 후세인 정권이 그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었을 것으로 분석,머지않아 그의 행적이 드러날 전망이다.

●부인은 동료조종사와 재혼

플로리다주립대에서 만나 1983년 스파이커와 결혼한 조애너는 어린 자녀들을 위해 남편의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였다.아이들에게 아버지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갔다고 말했다.다행히 남편의 친구들이 따뜻이 대해줬고 특히 가장 친했던 동료 조종사 앨버트 해리스가 아버지 역할을 대신했다.

남편이 실종된 지 18개월만에 조애너는 해리스와 재혼했다.그들은 두명의 자녀를 더 뒀고 모두 스파이커-해리스라는 성을 붙였다.그러나 스파이커의 죽음에 의심이 가는 새로운 정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1995년 스파이커가 탔던 비행기 잔해가 이라크 사막에서 발견됐다.국방부는 국제적십자사와 현장을 찾아 조종석의 일부와 스파이커의 비행복을 발견했다.그러나 사막에서 4년간 버려졌다는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스파이커가 탈출했을 가능성을 높였다.미국인 조종사를 다른 곳에서 봤다는 정보가 입수됐으나 입증할 수는 없었다.

그러던 중 1999년 이라크 망명자는 미국인 조종사를 자신이 직접 바그다드로데려갔다는 정보를 제공했다.스파이커의 사진까지 정확히 짚어냈으며 거짓말 탐지기 검사도 통과했다.급기야 2001년 중앙정보국(CIA)은 미 상원에 스파이커가 전쟁포로로 살아있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mip@
2003-04-1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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