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실력 펼쳐낸 국제수준 앙상블 / 로린 마젤 지휘 서울시향·장한나 협연을 보고

숨은실력 펼쳐낸 국제수준 앙상블 / 로린 마젤 지휘 서울시향·장한나 협연을 보고

입력 2003-04-15 00:00
수정 2003-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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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린 마젤이 지휘한 서울시향의 13일 특별연주회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의 합창석까지 가득 메운 청중에게 서울시향의 이름을 다시 평가하게 만들었다.그런 점에서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만든다.”는 이날 연주회의 ‘특별’한 목적은 어느 정도 달성됐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세계 최정상의 지휘자’ 로린 마젤과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첼리스트’ 장한나가 명성에 걸맞은 호연을 보여준 것이 성공에 큰 몫을 한 것이 사실이다.차이코프스키의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협연한 장한나는 스무살 나이에 걸맞지 않은 균형감각이 돋보였고,선율을 만들어가는 능력은 전해듣던 것보다 훨씬 뛰어났다.

악보를 한번 보기만 하면 사진으로 찍은 듯 기억(photographic memory)한다는 마젤은 아예 보면대 없이 연주회를 이끌어갔다.그는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5번이 끝난 뒤 끝없이 이어지는 환호에 차이코프스키의 ‘꽃의 왈츠’와 요한 슈트라우스의 ‘천둥과 번개’폴카,비제의 ‘파란도르’ 등 3곡의 앙코르를 선사하고 나서야 무대를떠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즐거웠던 것은 그동안 표출하지 못했던 서울시향의 능력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마젤은 연주회가 끝난 뒤 “부분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내가 원하는 대로 즉각 고쳐갔을 만큼 매우 반응이 빠른 교향악단”이라면서 “어떤 파트는 이미 국제적인 수준에 올라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몇몇 파트가 뛰어난 앙상블을 보여주는 동안 일부 파트는 약점이 두드러지기도 했는데,이런 문제점이 부각된 것도 단원들의 잠재능력을 최대한 이끌어 내는 마젤의 역량이 있었기에 가능한 대목이었다.

서울시향에서도 연주 결과를 만족스러워했다.오병권 기획실장은 “교향악단이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나아가려면 단원들이 그런 수준을 경험해 보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그것을 경험하고자 많은 투자가 필요했지만,높은 수준의 앙상블을 경험한 만큼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번 성공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으려면,단원들의 노력 못지않게 서울시와 시민들의 한 단계 높은 지원과 성원이필요하다.당장 오는 28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서울시향 정기연주회부터 이날 밤의 열기를 이어가야 하지 않을까.지휘 에두아르도 마투렛,바이올리니스트 김소옥.(02)399-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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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철기자 dcsuh@
2003-04-15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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