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침요법으로 자폐아 치료 행복 찾아주는게 꿈입니다”/ 강 대 인 대한약침학회 회장

“약침요법으로 자폐아 치료 행복 찾아주는게 꿈입니다”/ 강 대 인 대한약침학회 회장

입력 2003-04-03 00:00
수정 2003-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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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자폐아 치료 전문 한방병원’의 문을 오는 14일 열 계획입니다.약침요법으로 자폐증을 치료한다는 것이 다소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효과는 이미 입증됐습니다.”

대한약침학회 강대인(姜大寅·40) 회장은 2일 경기도 군포 장애복지관에서 지난해 6월부터 6개월동안 자폐아 50여명을 치료한 결과 30% 이상의 아이들이 다른 사람들과 거리낌 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치유되는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솔직히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는 자폐아 치료를 통해 웃음을 잃은 자폐아 가정에 행복을 되찾아 주고 싶은 것이 한의사가 된 이후 매일 꾸어온 소박한 꿈”이라며 활짝 웃었다.

강 회장이 자폐아들을 고친 치료법은 단순한 침술이 아니다.이른바 약침(藥鍼)이다.인체의 경혈(침을 놓는 자리)에 침이 아닌 한약을 투입해 치료하는 것이다.그런데 신체의 병이 아닌 마음의 병(자폐증)을 침으로 다스린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믿기 어려울 따름이다.

강 회장은 “한의학의 새로운 치료법인 약침요법은 개발된 지 40년 남짓 지났다.”면서 “침술과 한약치료의 장점을 결합,각종 질병 치료에 탁월한 효능을 발휘하는 등 대체의학의 한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약침은 한약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주사기를 이용해 한약을 피부에 투입한다.류머티즘과 같은 자가면역계 질환이나 골관절계 질환,만성염증성 질환은 물론 양방치료가 어려운 난치질환인 ‘루게릭병’ 등 진행형 질환의 치료와 말기암 환자의 통증완화에도 효과를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특히 말기암 환자들은 양약에서는 마약성분의 진통제를 투입받지만 약침 요법에서는 천연약물 치료만으로 통증을 완화하는데 큰 효과를 보고 있다는 얘기다.

약침 치료법은 1960년 초반 대전대 한방병원장을 지낸 김한성(金漢星·작고)박사가 최초로 녹용 등을 끓여 만든 약물을 경락에 투입하는 ‘금난침’을 개발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90년 약침학회를 결성,1800여명의 한의사를 회원으로 확보하고 있다.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국제 학술대회에는 중국과 일본,독일,영국 등 세계 각국에서 온의료계 전문가들이 참석할 정도로 세계적인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양약 중심의 의료체계 탓에 연구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는 게 강 회장의 불만이다.그는 “현재 사용되는 약침액은 60여종에 이르지만 약으로 인정받지 못해 제약화가 불가능해 각 한의원에서 약물을 자체 제작해서 쓰는 실정”이라면서 “약물의 제약화를 규정한 ‘한의약관리법’이 만들어질 경우 우리 고유의 약물의 개발과 함께 양약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동안 개업중이던 한의원의 문을 닫고 대한한의사협회 약무이사로 활동해온 강 회장은 “북한은 김일성대학에 약침을 전문으로 하는 ‘난치나이과’(난치병이 낳는다는 의미)를 만들어 연구하고 있을 정도로 약침요법이 발달해 있다.”면서 “앞으로 북측과 함께 비무장지대내 약제 공동조사를 벌이는 등 남북공동으로 약침 발전을 꾀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
2003-04-0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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