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반전가요

[씨줄날줄] 반전가요

김인철 기자 기자
입력 2003-03-31 00:00
수정 2003-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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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더 많은 포탄이 터져야만/피비린내 나는 싸움이 끝날까?/친구여,묻지 말아요/오직 바람만이 알고 있는데.”

‘살아있는 포크의 전설’ 밥 딜런은 지난 1960년대 ‘바람만이 아는 대답’(Blowin’ in The Wind)을 부르며 평화를 외쳤다.1941년 미국 미네소타에서 태어난 밥 딜런은 미네소타대 2학년때인 1961년 학업을 때려 치우고 통기타 하나만을 달랑 들고 무작정 뉴욕으로 진출,동갑내기인 ‘포크의 여왕’ 조앤 바에즈와 함께 반전과 저항의 시대정신을 노래했다.1961년 처음 만나 동거에 들어간 두 사람은 1963년 노예해방선언 100주년을 기념하는 워싱턴 대행진 등에 참여해 ‘우리 승리하리라(We Shall Overcome)’를 부르기도 했다.이때 마틴 루터 킹 목사는 그 유명한 ‘나에겐 꿈이 있다’는 연설을 했다.조앤 바에즈는 1965년 베트남전이 전면전으로 번지자 ‘도나 도나(Donna Donna)’ 등을 통해 자유와 반전의 가치를 본격 설파하고 나섰다.

1960년대 미 반전운동과 히피의 정점은 1967년 7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던 몬트레이 페스티벌과 1969년 8월 뉴욕의 우드스톡 페스티벌.특히 베트남전에 반대하는 40만여명의 젊은이들은 조앤 바에즈와 지미 핸드릭스,제니스 조플린,산타나,존 세바스티언 등 당대의 최고 가수들과 함께 뉴욕의 한 농장에 모여 사흘 밤낮을 지새며 평화를 노래하고 또 노래했다.‘평화와 음악의 사흘’이란 타이틀의 우드스톡 페스티벌은 베트남전과 냉전의 시기를 살았던 그 시절 젊은이들에겐 ‘평화운동의 전설’로 기억되고 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이집트 대중가수 압둘 라힘이 부른,‘이라크를 평화롭게 내버려둬라’란 반전 가요가 아랍권에서 선풍적인 인기란다.국내 반전시위에서도 ‘전쟁을 반대해∼,평화를 사랑해∼’로 끝나는 반전가요가 등장했다고 한다.아랍어로 ‘당신께 평화가 함께 하기를’(앗살람 알라이 쿰)이란 제목의 노래를 이달초 시민가수 ‘리표 삐’가 만들어 인터넷에 음악파일을 올리면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는 것.‘바람만이 아는 대답’과 ‘도나 도나’가 난데없이 국내에서 불온 가요로 분류돼 방송 금지됐다 1994년에야 해금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던 것에 비춰 격세지감이 든다.

김인철 논설위원

ickim@
2003-03-3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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