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메일 융단폭격 ‘코리아가 무서워’해외네티즌 작년 6만건 항의 ,IT강국 이미지 끝없는 추락

스팸메일 융단폭격 ‘코리아가 무서워’해외네티즌 작년 6만건 항의 ,IT강국 이미지 끝없는 추락

입력 2003-03-27 00:00
수정 2003-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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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발 스팸메일의 무차별적인 ‘융단 폭격’에 해외 네티즌이 울상을 짓고 있다.

주로 해외 고객을 끌어모으려는 성인사이트의 포르노 동영상이나 조잡한 상품광고가 많아 국제적인 망신거리가 되고 있다.이메일 주소를 사고 파는 국내 브로커가 해외 네티즌의 이메일 주소까지 싼값에 대량으로 팔고 있어 이 같은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코리아는 스팸 불량국가

26일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발 스팸메일로 고통을 겪고 있다며 외국에서 제기된 민원은 6만 2000여건이나 된다.하루 평균 170여명의 해외 네티즌이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지난 2001년까지 이 같은 사례는 거의 없었다고 정통부는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지난해부터 스팸메일 불량국가로 분류되고 있다고 전했다.정통부 관계자는 “개인정보 관련 국제회의에서 스팸메일 문제로 지적을 당해 얼굴을 붉힌 적이 많았다.”면서 “인터넷의 익명성과 무차별성을 이용,스팸메일을 해외로 뿌려대면 국가의 자존심과 명예에 먹칠을 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해외 이메일 정보 400건당 1원씩에 거래

이메일 브로커들은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외국인의 이메일 주소를 2억개 정도로 추산했다.

얼마 전까지는 온라인 판매업자들을 대상으로 미국,영국,일본,독일 등 국가별로 정리된 ‘맞춤형’ 이메일 주소록이 비싼 값에 거래됐다.하지만 네티즌 사이에 주소록이 암암리에 유통되고,브로커도 늘어나면서 가격도 떨어졌다.최근에는 내국인의 이메일 정보에 함께 끼워 파는 패키지 상품까지 등장,10만∼15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2000만개의 해외 이메일 주소를 확보하고 있다는 브로커 A씨는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포르노물만 아니면 해외 제재는 오히려 국내보다 약하다.”면서 “미국·유럽·동남아 등 60여개국의 이메일 주소를 갖고 있다.”며 구매를 부추겼다.2000만개의 이메일 정보를 다운로드받는 비용은 5만원.해외 네티즌의 개인 정보가 ‘400건당 1원’에 팔리는 것이다.

●최근엔 중국 IT업계가 주요 타깃

중국 내 IT 시장이 주목을 끌면서 중국 네티즌의 이메일 정보도 대규모로 유통되고 있다.한국어 이메일을 중국어로 번역해주는서비스가 등장했고,대만 네티즌의 정보를 ‘부록’으로 얹어주기도 한다.한 이메일 브로커는 “지난해 초 정보가 만들어져 3개월마다 갱신되기 때문에 신뢰도가 뛰어나다.”면서 “이메일 발송여건이 좋지 않으면 정기적으로 시간을 정해 발송해주는 대행서비스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중국 내 34개 성·시와 기업체별 이메일 주소 7000만개가 12만원 안팎에 팔린다.전문가들은 “수천만명의 정보라고 해도 압축파일을 사용,용량은 기껏해야 CD 한 장을 넘지 않는다.”고 말했다.

●추악한 인터넷 환경파괴 행위 적극 제재 나서야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우려를 표명하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인터파크 홍보팀장 이승휘(36)씨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이메일 마케팅에 나서는 것은 거의 실제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면서 “스팸메일로 국가 이미지가 실추되면 해외진출을 준비하는 IT 업계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균관대 정보공학부 정태명 교수는 “해외 네티즌의 정보를 빼내 판매·유포시키는 것은 ‘추한 한국인’의 전형을 보여주는 부끄러운 현실”이라면서 “인터넷서비스사업체(ISP)의 협력을 통해 법적·기술적 제도를 정비하고,스팸메일의 유포·판매가 범죄라는 의식개혁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박성희 교수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인터넷 환경까지 오염시키는 ‘환경파괴범’을 제재하기 위해 국가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영규기자 whoami@
2003-03-2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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