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떠나는 대통령 DJ

[사설]떠나는 대통령 DJ

입력 2003-02-24 00:00
수정 2003-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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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이 오늘 영욕의 5년을 마감하고 동교동 사저로 돌아감으로써 국민의 정부가 역사 속으로 물러난다.1998년 외환위기로 수많은 실업자들이 길거리로 내몰리는 암울한 상황에서 어렵게 당선됐던 김 대통령은 당선 축하연조차 갖지 못하고 당선자 신분으로 환란위기 극복에 매달려야 할 만큼 힘든 출발을 했었다.그런데 퇴임에 즈음한 오늘의 사정 역시 취임 때 못지않게 어두워 안타깝다.

지난 5년을 냉정하게 돌아보면 DJ의 공과는 분명하다.50년만에 첫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뤘고,단기간에 환란위기를 극복했다.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겠으나,경제구조조정 등 4대 개혁과 인권 향상,복지개선 노력도 평가할 만하다고 하겠다.무엇보다 햇볕정책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켰고,금강산 관광·경의선 및 동해선 연결,개성공단 등의 대북사업은 남북간 신뢰구축의 토대가 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북핵 문제에도 불구,DJ의 업적으로 기록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구호가 무색하게 임기내내 여야관계를 갈등국면으로 몰아넣었고,권력 핵심부와 측근들의 인사 전횡과 권력형 비리는 지역감정을 심화시키고 부패정권으로 낙인찍히는 우를 초래했다.특히 두 아들의 구속은 임기말 심각한 민심이반을 초래함으로써 개혁이 발목 잡히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모든 평가는 이제 역사의 몫이다.다만 오늘의 현실이 국민의 정부의 출범 때와 너무 닮은꼴이라는데 문제가 있다.특검법으로 여야가 갈등을 빚고,북핵문제와 이라크 전쟁 가능성으로 경제불안이 가중되고 있다.여기에 대구지하철 참사로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겨있어 엎친 데 덮친 격이다.외환위기 당시 ‘금모으기 운동’을 벌였던 것처럼 정파와 지역,이념과 세대를 떠나 모두 힘을 합치지 않으면 안 될 시점이다.떠나는 사람들이나 새로 들어서는 정부나 지난 5년의 궤적을 반추해보고,나아가 타산지석으로 삼기를 권한다.

2003-02-2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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