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부장 판사가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을 비판하고 나섰다.판결이 확정된 지 열흘과 석달밖에 안 된 전 경제관료와 공직자를 사면했으니 사법부의 역할에 회의를 느꼈을 것이다.검사들도 마찬가지다.갖은 애를 써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아냈는데,죄가 확정되자마자 풀어주니 어찌 허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겠는가.
국민들은 더 포괄적이면서 근본적인 의문을 품을 것이다.1997년 외환 위기의 고통을 몰고 오는 결정적 계기가 됐던 ‘한보사태’의 책임자인 정태수 전 한보그룹 총회장과 ‘기아사태’의 김선홍 전 기아그룹 회장 등을 특별사면한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는가.이는 법률적으로만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물론 정부는 고령에다 건강이 좋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을 것이다.그러나 대통령 임기 말에,그것도 해가 바뀌기 바로 전에 허겁지겁 사면을 해준 것은 ‘연결고리가 있다.’거나 ‘봐주기’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과거의 비리와 부정부패를 척결할 것임을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사면권이 남용되면 부정부패 척결은 공염불이 되고 만다.언제든지 사면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사회의 기강이 제대로 설 수 없다.서민들은 법 집행이 평등하지 않다는 박탈감과 배신감마저 느낄 것이다.
노 당선자는 이미 대선 기간 중 임기말 봐주기 사면 관행을 비판하고 사면권 남용을 막겠다고 공약했었다.사면권을 제한하는 구체적인 기준은 법조계와 시민단체 등의 공청회를 거쳐 확정할 수 있을 것이지만,사면권은 사법 정의의 실현을 위축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예외적으로 행사되어야 한다.법 집행과 법치주의에 대한 불신과 회의가 확산되면 그 사회는 뿌리부터 흔들려 아무 것도 이뤄낼 수 없다.
국민들은 더 포괄적이면서 근본적인 의문을 품을 것이다.1997년 외환 위기의 고통을 몰고 오는 결정적 계기가 됐던 ‘한보사태’의 책임자인 정태수 전 한보그룹 총회장과 ‘기아사태’의 김선홍 전 기아그룹 회장 등을 특별사면한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는가.이는 법률적으로만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물론 정부는 고령에다 건강이 좋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을 것이다.그러나 대통령 임기 말에,그것도 해가 바뀌기 바로 전에 허겁지겁 사면을 해준 것은 ‘연결고리가 있다.’거나 ‘봐주기’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과거의 비리와 부정부패를 척결할 것임을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사면권이 남용되면 부정부패 척결은 공염불이 되고 만다.언제든지 사면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사회의 기강이 제대로 설 수 없다.서민들은 법 집행이 평등하지 않다는 박탈감과 배신감마저 느낄 것이다.
노 당선자는 이미 대선 기간 중 임기말 봐주기 사면 관행을 비판하고 사면권 남용을 막겠다고 공약했었다.사면권을 제한하는 구체적인 기준은 법조계와 시민단체 등의 공청회를 거쳐 확정할 수 있을 것이지만,사면권은 사법 정의의 실현을 위축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예외적으로 행사되어야 한다.법 집행과 법치주의에 대한 불신과 회의가 확산되면 그 사회는 뿌리부터 흔들려 아무 것도 이뤄낼 수 없다.
2003-01-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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