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의 아들 건호(建昊)씨 결혼식이 성탄절인 25일 비교적 성대하게 열렸다. 우선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건호씨 부부에게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결혼식에는 노 당선자가 혼주여서 금속탐지기가 동원되고 식장에 참석하지 못한 하객들을 위해 대형 TV까지 설치됐다고 한다.물론 1000여명의 하객은 재벌가나 고위층의 혼사에 비해적은 숫자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거의 모든 언론은 결혼식을 주요 뉴스로 비중있게 다뤘다.우리 언론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지만,데스크 입장에서 마음 한쪽으론 ‘이건 아닌데….’ 하는 갈등도 겪었다.
일반 국민의 결혼식처럼 그냥 지나쳐 버릴 수는 없을까.
그가 선거 다음날 기자회견을 할 때도 똑같은 생각이 들었다.혹여 우리들이 국민들의 관심이란 명분 아래 그를 회견장으로 끌어낸 건 아닌가.아버지의당선 여부와 상관없이 대기업의 평범한 신입사원으로 대하면 안될까.이런 식으로 초반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 향후 5년간 그가 정상적으로 회사생활을 할 수있을까.
분명한 것은 우리가 뽑은 차기 대통령은 노무현 당선자이지 건호씨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대통령의 아들은 ‘공인(公人)’이고 그래서 그의 일거수 일투족은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고,이런 흐름을 좇는 언론 입장에서는 이것도 뉴스 초점이 돼야 한다는 반론을 충분히 이해한다.
또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대통령 아들을 조선시대의 ‘세자’에 버금가는 막강한 파워를 가진 ‘장막 뒤의 실세’로 생각하는 게 현실이다.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 시절의 현철(賢哲)씨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홍업(弘業)·홍걸(弘傑)씨 형제의 행태를 보면 쉽사리 짐작할 수 있다.일부는 국정에 깊숙이 개입,인사문제까지 좌지우지하지 않았던가.
그들 각자의 처신에도 문제가 있지만 가만히 놔두지 않은 주변 인물들이 더 큰 문제라는 생각이다.적지 않은 사람들이 온갖 ‘연줄’로 민원을 해대는구조적인 시스템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국정 감시자로서 언론이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이런 것들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처음부터 으레 그럴 것이란 가정하에지나치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오히려 그럴 개연성을 더 조장하는 것은 아닌지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고질병인 지역갈등 문제를 언론이 너무 세세하게 다룬 탓에 갈등이 더 깊어졌다는 자성의 목소리와 같은 맥락이다.
이제는 정말 달라져야 할 것 같다.노 당선자가 낡은 정치 청산을 기치로 내걸었기에 더욱 그렇다.특히 노 당선자의 트레이드 마크는 ‘서민’이다.서민 대통령으로 임기를 시작해서 마무리하기를 원한다.
그렇기에 언론은 물론 대다수 국민들이 건호씨에 대한 깊은 관심을 접어두는 게 필요하다.그를 ‘비범한’ 사람으로 보면 볼수록 과거의 전철을 되밟을 가능성을 높인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그냥 옆집에 사는 새 신랑같이 그를 대하면 어떨까.
대통령 아들 중에서 건호씨처럼 일반 직장을 다니는 경우는 드물다.그가 아버지의 퇴임 후에도 지금 그 회사를 계속 다니는 직장인의 평범한 모습을 기대해 본다.봉급 생활자의 애환을 느끼면서 말이다.
한종태 정치팀 차장
사안이 사안인 만큼 거의 모든 언론은 결혼식을 주요 뉴스로 비중있게 다뤘다.우리 언론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지만,데스크 입장에서 마음 한쪽으론 ‘이건 아닌데….’ 하는 갈등도 겪었다.
일반 국민의 결혼식처럼 그냥 지나쳐 버릴 수는 없을까.
그가 선거 다음날 기자회견을 할 때도 똑같은 생각이 들었다.혹여 우리들이 국민들의 관심이란 명분 아래 그를 회견장으로 끌어낸 건 아닌가.아버지의당선 여부와 상관없이 대기업의 평범한 신입사원으로 대하면 안될까.이런 식으로 초반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 향후 5년간 그가 정상적으로 회사생활을 할 수있을까.
분명한 것은 우리가 뽑은 차기 대통령은 노무현 당선자이지 건호씨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대통령의 아들은 ‘공인(公人)’이고 그래서 그의 일거수 일투족은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고,이런 흐름을 좇는 언론 입장에서는 이것도 뉴스 초점이 돼야 한다는 반론을 충분히 이해한다.
또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대통령 아들을 조선시대의 ‘세자’에 버금가는 막강한 파워를 가진 ‘장막 뒤의 실세’로 생각하는 게 현실이다.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 시절의 현철(賢哲)씨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홍업(弘業)·홍걸(弘傑)씨 형제의 행태를 보면 쉽사리 짐작할 수 있다.일부는 국정에 깊숙이 개입,인사문제까지 좌지우지하지 않았던가.
그들 각자의 처신에도 문제가 있지만 가만히 놔두지 않은 주변 인물들이 더 큰 문제라는 생각이다.적지 않은 사람들이 온갖 ‘연줄’로 민원을 해대는구조적인 시스템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국정 감시자로서 언론이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이런 것들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처음부터 으레 그럴 것이란 가정하에지나치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오히려 그럴 개연성을 더 조장하는 것은 아닌지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고질병인 지역갈등 문제를 언론이 너무 세세하게 다룬 탓에 갈등이 더 깊어졌다는 자성의 목소리와 같은 맥락이다.
이제는 정말 달라져야 할 것 같다.노 당선자가 낡은 정치 청산을 기치로 내걸었기에 더욱 그렇다.특히 노 당선자의 트레이드 마크는 ‘서민’이다.서민 대통령으로 임기를 시작해서 마무리하기를 원한다.
그렇기에 언론은 물론 대다수 국민들이 건호씨에 대한 깊은 관심을 접어두는 게 필요하다.그를 ‘비범한’ 사람으로 보면 볼수록 과거의 전철을 되밟을 가능성을 높인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그냥 옆집에 사는 새 신랑같이 그를 대하면 어떨까.
대통령 아들 중에서 건호씨처럼 일반 직장을 다니는 경우는 드물다.그가 아버지의 퇴임 후에도 지금 그 회사를 계속 다니는 직장인의 평범한 모습을 기대해 본다.봉급 생활자의 애환을 느끼면서 말이다.
한종태 정치팀 차장
2002-12-27 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