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길섶에서]작은 산행

[2002길섶에서]작은 산행

양승현 기자 기자
입력 2002-12-20 00:00
수정 2002-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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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야 늘 거기에 있고,같은 길이라도 오를 때마다 느낌이 새로워 산행은매양 즐겁다.계절마다 바뀌는 주변의 경치는 빠른 시간의 흐름을 일깨워줘무미건조한 도시생활에서 더없는 일탈이다.

어쩌다 주말이면 산을 찾는 신참내기들로서는 ‘산행예찬’을 노래할 실력을 쌓지 못한 처지다.하나 산은 평범한 생활의 진리를 다시금 일깨워준다.그러기에 오르막 길에서는 턱없는 욕심은 내지 말자는 다짐을 하고,다른 사람들이 즐겨 다니는 산길을 애써 피해 좁은 숲길을 택했다가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특히 눈 내리는 날의 산행이 가져다 주는 정취는 남다르다.눈이 소복히 쌓인 좁은 길에 내는 첫 발자국은 한편의 동화로 다가선다.

그러나 정말 ‘시간 앞에 장사는 없는’모양이다.

지난 주말 산행 때 바람에 날리는 성긴 눈송이를 보고 처음 떠오른 건 황동규 시인의 ‘조그만 사랑노래’였다.“…/성긴 눈 날린다./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눈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몇송이 눈”

세월은 사람들을 언제나 작고 여리게 만드는 것일까.



양승현 논설위원
2002-12-2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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