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길섶에서]종소리

[2002길섶에서]종소리

이건영 기자 기자
입력 2002-12-19 00:00
수정 2002-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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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기분이 도통 안 난다.마음이 예전만 같지 않아서 그런가.그래도 구세군의 빨간 냄비 옆에서 울리는 종소리만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딸랑딸랑 딸랑.자선 냄비를 찾는 온정은 식지 않았다고 한다.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자선 냄비에서 들려주는 종소리는 파란 색깔을 띠고 있다.회색빛 긴터널의 고통에서 벗어나 희망과 미소를 실어다 준다.

종소리는 내일을 위한 휴식을 선사하기도 한다.고즈넉한 산사의 범종 소리가 그러하리라.바람결 따라 산 넘어 꿈결처럼 울리는 범종 소리는 안락함으로 이끄는 길잡이다.내일을 위한 활력의 종소리다.새벽 단잠을 깨우는 두부장수의 또 다른 종소리는 시작을 알려주는 생동의 소리일 것이다.

시인 박남수는 종소리를 이렇게 읊조렸다.“나는 떠난다./청동(靑銅)의 표면에서/일제히 날아가는 진폭(振幅)의 새가 되어/…/바람을 타고/들에서는푸름이 된다./꽃에서는 웃음이 되고/천상에서는 악기가 된다.”

자선 냄비의 종소리는 내일과 이웃의 희망을 잉태하고 있다.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고 있나.

이건영 논설위원

2002-12-19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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