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몽준의원이 밝혀야 할 대목

[사설] 정몽준의원이 밝혀야 할 대목

입력 2002-10-29 00:00
수정 2002-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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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의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에 관한 ‘도쿄 발언’이 대선가도에 또 한차례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다.그는 그제 도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사건에 정몽준 후보가 개입됐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4년전에 일어난 사건으로,검찰 수사가 진작 종결된 사안을 대통령선거가 임박한 시점에서 그가 다시 제기하고 나선 배경이 아리송하다.그러나 그의 폭로발언이 어떤 정치적 배경에서 나온 것인지와는 별개로 정후보가 문제의 사건에 개입됐었는지에 관한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시각이다.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은 외환위기 이듬해인 1998년 현대그룹이 계열사 자금을 동원해 현대전자 주식을 불법 매집하는 수법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사건이다.여기에 현대중공업의 자금 1800억원이 투입됐는데,이 부분에 대해 정후보의 지시 없이는 자금이동이 불가능했다는 것이 이 전 회장의 주장이다.우리는 우리나라의 재벌기업 관행에 비추어 정 후보가 당시 이 사건에 어떤 형태로든 관여했을 것이라는 심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본다.따라서 정 후보가 스스로 현대중공업 자금이 현대전자의 주식매집에 쓰인 경위를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다.

정 후보는 이에 대해 자신은 당시 현대중공업의 고문이었으며,중요한 결정은 대표이사가 했다고 설명했다.특히 문제의 주가조작 사건은 현대중공업의 계열분리 이전에 있었던 일로 그룹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고 밝히고 있다.그러나 재벌그룹에서 전문경영인이 그룹 오너와 상의 없이 1800억원의 막대한 자금을 독단으로 동원했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다.

미국에 머물던 이 전 회장이 왜 4년이 지나서야 갑자기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정 후보의 사건 관련설을 주장하고 나섰는지 그 배경도 궁금하다.대선을 눈앞에 둔 정 후보를 곤경에 빠뜨리고자 하는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다.그가 이런 의심에 대해 떳떳하다면 스스로 입국해 진실을 밝히는 데 협조할 것을 촉구한다.

2002-10-2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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