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한모(55)씨는 최근 한 신용카드사로부터 배달된 카드를 받고 깜짝 놀랐다.2주일전 할인점에서 모집인의 권유로 카드를 신청했지만 이후 소득 등을 묻는 전화를 받은 뒤 신청을 취소했기 때문이다.한씨는 “남편의 소득원을 묻길래 귀찮은 마음에 카드발급 중단을 요청했지만 버젓이 카드가 배달됐다.”면서 “카드발급 기준이 강화된 줄 알았더니 아니더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금융당국이 신용불량자 양산 등을 막기 위해 카드발급 관련 규제를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모집인 등을 통한 ‘마구잡이식’ 카드발급이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지난 7월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카드발급기준이 강화됐지만 주부·미성년자 등 무소득자도 쉽게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가두모집이 금지되면서 인터넷을 통한 무분별한 카드발급도 성행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소득 없어도 카드발급
대학생 김모(21)씨는 놀이공원에 놀러갔다가 카드부스에서 “카드를 만들어 놀이공원 자유이용권 등을 구입할 때 결제하면 10% 할인된다.”는 말을 듣고 신청을 했다.모집인은 “조만간 본사에서 확인 전화가 갈 것”이라고 말했지만 김씨는 전화 한통도 받지 않고 카드를 배달받았다.소득 등에 대한 확인도 이뤄지지 않고 쉽게 카드를 발급받은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19세 미만 미성년자는 카드발급을 금지하고,20세 이상도 일정한 소득이 확인되어야 발급하도록 기준을 강화했다.직장인도 월소득에 대한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사용 한도를 받을 수 있다.그러나 카드사들은 신청서를 받은 뒤 전화로 주민등록번호 등만 확인한 뒤 카드를 쉽게 발급해 주고 있다.카드사 관계자는 “모집인이 신청받은 회원수가 많아 일일이 확인절차를 거치고 있지만 증빙서류를 받기 전에 카드가 발급되는 경우도 생긴다.”고 털어놨다.
◆인터넷 카드발급 무방비
가두모집이 금지되면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카드신청이 급증하고 있다.하지만 이에 대한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소비자보호원이 최근 인터넷을 통한 카드발급 경험자 1025명을 대상으로 카드발급 피해를 조사한 결과,미성년자 등 자격이 없는 소비자에게 카드가 발급된 경우가 37.2%나 됐다.특히 10대 응답자의 52%는 경품에 넘어가 카드를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으로 카드를 신청한 뒤 카드사로부터 확인전화를 받은 경우는 65%였다.이들은 주민등록번호 등 단순한 질문만 받은 뒤 카드를 발급받았다.나머지 35%는 전화나 방문 확인,증명서 제출요구 등을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보원 문태현(文泰炫) 팀장은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미성년자도 쉽게 카드를 받을 수 있어 부정발급 위험도 크다.”면서 “신청서를 받은 뒤 신원 및 소득 확인 절차 등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마구잡이식 카드발급 관행이 없어지지 않는다면 연체율은 계속 급증하게 될 것”이라면서 “특히 인터넷을 통한 카드발급에 대한 지도·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금융당국이 신용불량자 양산 등을 막기 위해 카드발급 관련 규제를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모집인 등을 통한 ‘마구잡이식’ 카드발급이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지난 7월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카드발급기준이 강화됐지만 주부·미성년자 등 무소득자도 쉽게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가두모집이 금지되면서 인터넷을 통한 무분별한 카드발급도 성행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소득 없어도 카드발급
대학생 김모(21)씨는 놀이공원에 놀러갔다가 카드부스에서 “카드를 만들어 놀이공원 자유이용권 등을 구입할 때 결제하면 10% 할인된다.”는 말을 듣고 신청을 했다.모집인은 “조만간 본사에서 확인 전화가 갈 것”이라고 말했지만 김씨는 전화 한통도 받지 않고 카드를 배달받았다.소득 등에 대한 확인도 이뤄지지 않고 쉽게 카드를 발급받은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19세 미만 미성년자는 카드발급을 금지하고,20세 이상도 일정한 소득이 확인되어야 발급하도록 기준을 강화했다.직장인도 월소득에 대한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사용 한도를 받을 수 있다.그러나 카드사들은 신청서를 받은 뒤 전화로 주민등록번호 등만 확인한 뒤 카드를 쉽게 발급해 주고 있다.카드사 관계자는 “모집인이 신청받은 회원수가 많아 일일이 확인절차를 거치고 있지만 증빙서류를 받기 전에 카드가 발급되는 경우도 생긴다.”고 털어놨다.
◆인터넷 카드발급 무방비
가두모집이 금지되면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카드신청이 급증하고 있다.하지만 이에 대한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소비자보호원이 최근 인터넷을 통한 카드발급 경험자 1025명을 대상으로 카드발급 피해를 조사한 결과,미성년자 등 자격이 없는 소비자에게 카드가 발급된 경우가 37.2%나 됐다.특히 10대 응답자의 52%는 경품에 넘어가 카드를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으로 카드를 신청한 뒤 카드사로부터 확인전화를 받은 경우는 65%였다.이들은 주민등록번호 등 단순한 질문만 받은 뒤 카드를 발급받았다.나머지 35%는 전화나 방문 확인,증명서 제출요구 등을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보원 문태현(文泰炫) 팀장은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미성년자도 쉽게 카드를 받을 수 있어 부정발급 위험도 크다.”면서 “신청서를 받은 뒤 신원 및 소득 확인 절차 등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마구잡이식 카드발급 관행이 없어지지 않는다면 연체율은 계속 급증하게 될 것”이라면서 “특히 인터넷을 통한 카드발급에 대한 지도·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2002-10-1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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