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훈계 판사

[씨줄날줄] 훈계 판사

최태환 기자 기자
입력 2002-10-08 00:00
수정 2002-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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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정권이 기승을 부리던 5공 시절,시국사건 재판이 있을 때마다 법정은 시위현장이나 다름없었다.피고인들은 법정에 들어 설 때부터 ‘독재 타도’,‘군사정권 종식’을 외치며 재판을 거부했고,재판부는 어떻게든 재판을 마무리하려고 노심초사했다.이러다 보니 재판은 아수라장 속에 끝난 경우가 적지 않았다.

‘훈계재판’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것도 당시 시대 상황의 반영이었다.한 판사는 시국사건 재판에서 판결문과 별도로 수십 쪽이나 되는 ‘판결 이유서’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시대 상황과 판결의 정황,논리를 ‘장황하게’전개했다.법조계에선 ‘판사는 판결문으로 말한다.’는 법조계의 관행을 무시한 ‘자기 변명과 주장’을 펼쳤다는 비판이 일었다.법 질서 안에서 적법성 여부만 판단하는 게 법조인의 도리라는 지적이었다.그러나 정권의 정통성을 송두리째 부인하는 시국사건 피의자의 입장을 배려한 ‘최소한의 양심’과 ‘자기 소신’의 표현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최근 법관들이 시국사건을 떠나 다양한 사건에서 한 인간으로서의 진솔한고민을 엿보게 하는 ‘훈계 이유’를 종종 소개해 화제다.지난주 말 서울지법 형사부의 한 판사가 국가보안법 선고공판에서 피고인에게 제시한 ‘선배로서의 충고’가 한 사례다.그는 “다양한 사고를 키워야 할 청년기에 피고인이 가진 북한에 대한 인식과 편향된 태도를 보면 아쉬움이 적지 않다.”며 “북한에 대한 공부를 더 하라.”고 당부했다.피고인은 서울시내 한 대학의 총학생회장으로서,이적 단체로 규정된 한총련 집회에 참석한 것이 법정에선 이유가 됐다.

앞서 수원지법의 한 판사도 일반 형사사건재판에서 ‘인간이 인간을 재단하는’ 고민을 소개하면서 “나 때문에 억울함을 당하는 피고인이 없도록 지혜를 달라고 기도했다.”고 고백했다.그러면서 “남을 원망하며 수형생활을 하면 남는 것은 증오와 적개심밖에 없다.”며 “우선 자신을 용서하고 다른 사람을 용서하라.”고 당부했다.

인간이 인간을 판단한다는 게 모순이라는 주장과 통할 수 있다.하지만 법의 논리와 인간의 판단의 간극을 누군가 메워야 하는 게 재판의 이치다.그런 의미에서훈계판사의 존재는 더욱 유용한지 모른다.

임규호 서울시의원, 오늘부터 종후가치 기준 이주비 대출 확대 시행… “정비사업 자금난 완화 기대”

정부가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이주비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이주비대출 담보가치 산정 기준을 완화한다. 정비사업 전 조합원이 보유한 기존 자산을 기준으로 삼던 방식에서 사업 완료 후 신축 주택의 가치까지 반영하는 방식으로 바꾸게 된 것이다. 임규호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 중랑2)은 올해 초부터 이와 같은 재건축 재개발 정비구역의 조합원 이주 대출을 완화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정부의 이번 핵심 정책은 규제지역 내 이주비대출의 LTV 40% 한도를 유지하되, 담보가치 산정 방식을 개선해 실제 대출 가능한 한도를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당장 오늘부터 적용되는 개정안에 따라, 기존의 종전자산평가액 단독 기준 대신 종전자산평가액과 종후자산평가액 중 더 큰 금액을 담보가치로 인정하는 방식으로 변경된다. 종후자산평가액은 정비사업 완료 후 예상되는 신축 주택의 가치를 의미한다. 과거에는 조합원이 사업 전 소유하던 토지와 건물의 가치가 이주비대출의 한도를 정하는 담보 기준으로 활용됐다. 주요 정비사업장에서는 이주비 대출 완화로 자금 마련과 함께 착공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시내 올해 이주를 앞둔 정비구역 35곳, 3만 1075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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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환 논설위원 yunjae@
2002-10-0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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