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대책없는 소음공해

[오늘의 눈] 대책없는 소음공해

박현갑 기자 기자
입력 2002-10-02 00:00
수정 2002-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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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모 자동차회사가 ‘소리없는 차’라는 광고로 히트를 쳤다.‘소리없는 프린터기’라는 광고도 눈길을 끌었다.도시민들이 각종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광고였다.

기자도 소음공해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집이 도로변에 위치해 교통 소음을 자장가 삼아 잠들기 일쑤다.비행항로 아래서 살다 항공소음을 피해 이사온 집이 이렇다.

이런 사정이라 최근 서울 성북구가 ‘소음과의 전쟁’을 선포했다는 소식은 매우 반가웠다.주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겠다는 행정기관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길 간절히 바란다.

그런데 소음 문제를 해결해야 할 관공서도 각종 시위 소음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서울시청이 대표적이다.시 공무원들은 덕수궁 앞에서 벌어지는 각종 시위로 귀앓이를 하기 일쑤다.또 얼마 전까지는 청사 건너편 남대문 세무서 앞에서 해고근로자들이 6개월이 넘도록 대형 확성기로 일반 노래는 물론 장송곡까지 틀어놓고 시위하는 바람에 업무를 제대로 보지 못할 정도였다.시청 2층에 위치한 행정 2부시장 사무실의 경우 아예 광화문쪽 창문은 봉쇄해버린 상태다.

과천 정부종합청사도 사정은 비슷하다.생활소음 문제를 담당하는 환경부 관계자는 “하루도 빠짐없이 노래를 크게 틀어놓는 시위자들 때문에 과천청사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면서도 “뾰족한 대책은 없다.”고 말한다.

소음·진동규제법이 있으나 집회 및 시위 때 소음을 생활소음으로 규제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시위현장에 달려나가 터질듯이 확성기에서 나오는 소음을 측정해 “기준치를 초과했으니 소리를 낮추라.”고 요구해야 하는데 이 정도로는 실효성이 없다는 얘기다.경찰청도 헌법상 보장된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없어 관련법을 개정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정이 이렇다면 결국 집회·시위를 하는 주최측에 자제를 호소할 수밖에 없다.확성기를 통한 시위가 여론을 형성하는 데 직접적이고 강력한 수단이나 그 정도가 지나칠 경우 시민들의 호응은커녕 불만만 고조될 것이고 이는 여론으로부터 외면당하는 행동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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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갑 전국팀 기자 eagleduo@
2002-10-02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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