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대출 4000억 전액 장부누락 가능성

현대상선 대출 4000억 전액 장부누락 가능성

입력 2002-09-30 00:00
수정 2002-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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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은 산업은행에서 대출받은 4000억원을 2000년 6월7일 대출 당일 모두 인출했으며,이 돈이 통째로 회계장부에서 실종됐을 가능성마저 제기되면서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현대상선은 대출금 가운데 1000억원만 필요해 찾아 썼다고 금융감독당국에 보고했으나,산은은 전액 인출했다고 밝혀 이를 뒤집었다.산은은 또 6월7일에 앞서 5월18일 1000억원을 당좌대월(마이너스 통장)로 현대상선에 별도 대출해줬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상선은 산업은행에 4000억원의 대출신청을 하면서 이사회 의결도 거치지 않았다.당시 대출취급을 담당한 산업은행 박상배(朴相培) 부총재는 29일“현대상선은 당좌대월 승인이 떨어진 당일,4000억원을 모두 찾아갔다.”면서 “왜 반기보고서에 당좌대월금이 1000억원으로 나와 있는지 나도 이해할수 없다.”고 말했다.이는 1000억원만 찾아 썼다는 현대상선측의 주장과 정면 배치된다.그렇다고 현대상선이 3000억원을 중도상환한 흔적도 없다.

5월18일 대출된 당좌대월금 1000억원도 2000년 6월 말 사업보고서에 나와있지 않다.산은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일시적 자금난에 빠져 외환은행이 2000년 5월17일에 당좌대월 500억원을 긴급지원한 데 이어 이튿날 우리 은행도 당좌대월로 1000억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의 반기보고서에 나타난 당좌대월금 1000억원은 6월7일 취급된 4000억원 중 일부가 아니라 5월18일 취급분일 가능성이 높다.이 경우 한꺼번에 찾아간 4000억원은 통째로 회계장부에서 ‘실종’됐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산은측은 “5월18일 대출금 1000억원은 6월28일 일반대출 900억원으로 전환된 것”이라며 “국정감사 때 이같은 과정을 왜 정확히 밝히지 않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상선 관계자는 “산업은행에 4000억원 지원요청을 하면서 이사회를 거치지 않았다.”며 “자산규모가 2조원 이상일 경우 자산의 50% 이내의 대출을 받을 때 이사회를 거칠 수도,거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하지만 현대상선은 산은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다음날인 6월8일 이사회를 열고 1000억원어치의 현대건설의 CP를 매입하기로 의결했었다.이런 점에 비춰볼 때 자금규모가 4배에 이르는 거액의 산은 대출신청에 대해서는 왜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는지 그 이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병철 안미현기자 bcjoo@
2002-09-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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