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日정상회담/日열도 ‘납치분노’/김정일 왜 납치 시인했나 - “구세대 강경파 제거 신호”

北·日정상회담/日열도 ‘납치분노’/김정일 왜 납치 시인했나 - “구세대 강경파 제거 신호”

입력 2002-09-19 00:00
수정 2002-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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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황성기·워싱턴 백문일특파원·김수정기자)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북·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문제와 괴선박 문제 등에 지나칠 정도로 솔직하게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한 것을 두고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일본인 납치 및 괴선박 문제와 관련,당·군 작전부서 관련자들의 잘못을 지적했다.

17일 공개된 정상회담 대화록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일본인 납치와 괴선박문제는 각각 특수기관과 특수부대의 소행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또 납치 문제에 대해 “특수기관 일부에 망동주의자가 영웅주의로 달려 이런 것을 행해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고 괴선박과 관련해서는 “특수부대가 자발적 훈련으로서 행하고 있었다.거기까지 가서 그런 짓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은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김정일이 부친 김일성 시절에 이루어진 납치문제에 대해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한 것은 놀라운 변화라고 입을 모았다.

미국의 북한전문가인 마이클 브린은 이를 “김정일이 부친 시대의 구세대 강경파인사들을 제거 내지 제거하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지 않고는 김정일이 김일성 시대에 행해진 행동을 비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가장 설득력 있는 분석은 역시 북한이 경제난 타개를 위해 고립주의를 벗어나려는 노력의 결과라는 것이다.

고립주의 탈피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일본과의 수교가 목표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필요하며 이번 조치도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한 관리들은 고이즈미 일행에도 여러 차례 “우리는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원한다.”는 말을 되풀이했다고 한다.이같은 북한의 대미 의도는 최근 북한 언론매체들의 논조에도 나타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2일 “지난 시기 우리(북)를 멀리했던 나라도 우리와 선린관계를 맺고 발전시키는 데로 나오고 있다.”며 미국에 대해 “이같은 국제흐름을 직시해 대북 적대시 정책을 포기할 것”을 촉구했다.

빅토르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그러나 부시행정부 강경파들이 아직은 북·일 정상회담 결과에 크게 고무될 것같지 않다는 분석을 한다.

미사일 실험 자제와 핵문제 등 안보문제에 있어 새로운 제의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편 정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을 보좌하는 실무 차원에서 납치 시인이 몰고올 국제법적 파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이 조치들을 건의했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김정일식 ‘광폭외교’로 ‘솔직하게 쏟아내고,다 덮을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일본도 김 위원장이 납치 사실을 시인하고 사과했을 때 당혹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2-09-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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