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위장전입

[씨줄날줄] 위장전입

박재범 기자 기자
입력 2002-09-10 00:00
수정 2002-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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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는 거주하지 않으면서 주소만 옮겨놓는 위장전입이 극성인 모양이다.서울시교육청이 오는 23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위장전입 의혹이 있는 학생을 찾아내기 위해 거주사실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는 것이다.‘내 자식만 잘되면 되지’라는 자기중심적 부모의 자녀사랑법을 더이상 방치하기 어렵다고 본 것일까.

이런 위장전입은 그러나 하루이틀된 일이 아니다.십수일전 총리서리에서 물러난 장대환 매일경제사장이나,바로 앞의 장상 전 총리서리는 둘다 위장전입 의혹을 받았다.장대환씨는 이에 대해 “맹모삼천지교로 보아달라.”며 위장전입한 사실을 시인한 바 있다.

더 멀리는 십여년전에도 위장전입이 크게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학군이 아파트가격을 자극하고 사회적 위화감마저 초래하고 있다….” 어떤가.요즘상황을 꼭 짚어낸 말이 아닌가.그러나 이는 지난 1990년 2월 당시 노태우대통령이 문교부(현 교육인적자원부)의 새해업무보고 자리에서 한 말이다.당시 이른바 ‘교육특구’인 강남 8학군 학교에 자녀를 보내기 위해 많은 학부모들이 강남으로몰리면서 아파트값이 치솟았다.이 과정에서 당장 이사하기 어려운 일부 사람들은 잠시 주민등록을 강남으로 옮기는 편법을 썼다.이는 서민의 상대적 박탈감을 확산시켰고 결국 대통령까지 나서 대책을 지시하게 된 것이다.아마 두 장씨의 위장전입은 이때쯤 이뤄졌을 게다.

위장전입이 이처럼 번진 것은 아이로니컬하게도 우리 사회를 ‘망국병’에서 건져내기 위한 정책 탓이었다.문교부는 지난 1974년 나라를 과외라는 망국병에서 구해내기 위해 획기적인 정책을 도입했다.‘고교입시 폐지’로 대변되는 평준화 정책이 그것이었다.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것인가.고교평준화는 고교진학률이 부쩍 높아지고 과열과외가 해소되는 이점을 가져다 주었다.대신 80년대들어 학력저하,이른바 8학군 집중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 것이다.

지금 사회현안이 된 강남집값 폭등현상의 바탕에는 여전히 교육문제가 도사리고 있다.고교에서부터 교육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것이다.그렇다면 문제해결을 위한 출발점을 거꾸로 돌려보면 어떨까.대학과직장으로 말이다.이런 점에서 한완상 전 교육부총리가 제기한 학벌타파방안에 관심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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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 논설위원 jaebum@
2002-09-1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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