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 강내희 문화연대 정책위원장 “영화 ‘죽어도 좋아’ 죽이지 마세요”

NGO/ 강내희 문화연대 정책위원장 “영화 ‘죽어도 좋아’ 죽이지 마세요”

입력 2002-09-03 00:00
수정 2002-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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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좋아.’를 죽일 수는 없습니다.”

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 강내희(姜來熙·51·중앙대 영문과 교수) 정책기획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노인의 성(性)문제를 다룬 한국 영화 ‘죽어도 좋아.’의 재심의에서 거듭 ‘제한상영가’등급을 내린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강 교수는 “단순히 성기가 노출되고 정사 장면이 노골적이면 무조건 반사회적이고 비교육적이라는 잣대는 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7월부터 이 영화를 심의해온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의도는 긍정적이지만 7분간의 적나라한 정사 장면은 등급분류심의 기준에 위배된다.”며 ‘제한상영가’판정을 고수하고 있다.제한상영관이 없는 우리 실정을 감안하면 사실상 상영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이처럼 이례적으로 노인의 성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우리 영화가 사장될 위기에 놓이자 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 등 시민단체가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며 당국의 조치에 항의하고 나섰다.지난 99년 영화 ‘거짓말’의 상영이 사회적 쟁점이 됐을 때도 강 교수는 이 단체를 중심으로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야 문화의 다양성이 보장된다.”며 ‘상영 운동’을 펼쳤다.

강 교수는 일부 언론이 ‘죽어도 좋아.’를 두고 “포르노냐,아니냐.”라는 이분법적 논쟁을 부추기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이 영화의 어느 장면에서도 관객의 성욕만을 자극하는 카메라의 움직임이나 감독의 의도는 없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특히 성과 가족으로부터 소외된 노인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이 영화는 개봉해야 한다고 강 교수는 강조했다.그는 “영화를 보면서 ‘내 부모님도 저런 고민을 하실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소외된 노인의 일상을 렌즈에 담은 감독의 고뇌를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상물등급위원회는 과거 공연윤리위원회나 한국공연예술진흥협의회 등과 같은 검열기관의 후신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2000년부터 현재까지 제한상영을 포함한 영화등급보류가 24건,비디오등급보류가 2256건이나 됐다.”고 꼬집었다.영상물등급위원회가 검열기관이 아닌 민간 심의기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인적 구성과 일부 단체의 독점현상부터 개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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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규기자 whoami@
2002-09-0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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