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에게/ ‘왼손잡이법’ 성숙된 시민문화의 산물

편집자에게/ ‘왼손잡이법’ 성숙된 시민문화의 산물

입력 2002-08-23 00:00
수정 2002-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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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잡이법 토론회-삶의 소수자 배려 계기돼야’기사(대한매일 8월22일자 29면)를 읽고

왼손잡이를 위한 법을 만든다는 소식에 일단 좀 놀랐다.국회의원들이 늘상 정쟁에만 몰두하고 이해관계가 있을 때만 정책을 세우는 줄 알았는데 의원들 스스로가 입법에 나섰다고 하니 믿어지지 않았다.

어쨌든 뒤늦게나마 이런 법이 생기게 돼 왼손잡이는 아니지만 평소 관심을 가진 이로서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내가 95년도에 ‘왼손잡이’란 노래를 짓고 불렀을 때만 해도 왼손잡이의 고충이나 ‘소수자’를 억압한 문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

대한매일에 소개된 입법 취지에 공감함은 물론 드디어 우리 사회에도 소수를 배려하는 성숙된 시민문화가 싹트는구나 싶어 한가닥 희망을 갖게 된다.기사에 나온 해외 사례처럼 왼손잡이를 위한 물품이나 공공시설,학습법 등도 널리 보급되길 기대해 본다.

이번 입법이 왼손잡이들의 편의를 증진할 뿐만 아니라 왼손잡이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어,왼빼네.’라는,그냥 신기해 무심코 내뱉는 말을 하루에 열번도 더 듣게 된다면 관심을 넘어 왼손잡이에겐 고통이다.

어른들은 왼손잡이가 ‘불편’하니까 아이의 장래를 위해 매를 들면서까지 오른손잡이를 강요한다는데 사실 오른손으로 바꾸는 게 더 불편하다고 한다.그리고 바꿔지지도 않는다.

법안에 대해 덧붙이자면 현재 제출된 안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편의용품 생산을 촉진하기 위하여 조세특례제한법,지방세법,기타 관계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조세를 감면할 수 있다.’로 돼 있는데 좀더 규제력 있는 적극적인 표현이었으면 한다.

앞으로 공청회를 거쳐 여론수렴을 하겠지만 아무쪼록 다른 정쟁에 휘말려 실종되지 않고 꼭 통과되길 바란다.

이적/ 가수
2002-08-2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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