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4강전’ 안전응원 하세요

월드컵/ ‘4강전’ 안전응원 하세요

입력 2002-06-24 00:00
수정 2002-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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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인 700만명의 길거리 응원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독일의 월드컵 4강전을 앞두고 안전사고 예방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가 끝난 뒤 차문이나 트렁크에 걸터앉아 도로를 질주하거나 차 위에 올라가는 등 관련 법규를 위반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인파에 휩쓸려 골절·찰과상을 입거나 응원을 하다 탈진·실신하는 사람들도 속출하고 있다.

한국팀이 승승장구하면서 불어나는 응원 인파만큼 사고도 계속 증가하고 있어 당국은 긴장하고 있다.서울에서 폴란드전과 미국전 때 발생한 안전사고는 20여건이었지만 포르투갈전에서는 85건으로 늘었다.22일 스페인전에서는 166건으로 급증했다.이날 전국에서는 446건의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다.3명의 사망자도 발생했다.

23일 새벽 2시쯤 대전시 유성구 방동저수지 다리 위에서 박모(16)군이 한국팀의 4강 진출을 기뻐하며 술을 마시고 무면허로 트럭을 몰다 가로등을 들이받아 같이 타고 가던 2명이 숨지고 7명이 크게 다쳤다.오후 7시50분쯤 부산 하단동 동아대 앞에서는 김모(14·중2)군이 환호하는 인파에 밀려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쳐 중태에 빠졌다.

서울에서도 일부 열광적인 시민들이 차도를 점거하거나 달리는 차량 위에서 태극기를 흔드는 등 도를 넘는 뒤풀이가 새벽까지 이어졌다.주요 간선도로에는 차량의 조수석과 뒷좌석 창문을 통해 상반신을 내밀고 함성을 지르는 10대들도 많았다.인파나 건물을 향해 다연발 폭죽을 쏘거나,2∼3명이 달리는 차량의 트렁크 문을 열고 걸터앉아 손을 흔드는 사례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경찰은 법규 위반이긴 하지만 축제 분위기를 고려,엄중한 단속을 하지 않았다.

롯데호텔에서 시청에 이르는 도로와 도심 지하철역 출입구에서는 군중이 한데 뒤엉키는 바람에 일부 시민이 쓰러지는 등 대형 사고가 일어날 뻔했다.대학로에서 응원한 최인석(32·회사원)씨는 “술에 취한 청년이 얼굴 쪽에 폭죽을 쏘는 바람에 얼굴에 화상을 입었다.”고 말했다.김모(15·강동구 천호동)양 등 여중생 2명은 암사동에서 급출발하는 트럭 뒤에 올라타려다 뒤로 넘어져 전치 2∼3주의 상처를 입었다.

경찰은 24일 이팔호(李八浩) 경찰청장 주재로 회의를 갖고 길거리 응원에 대한 특별경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경찰은 경기 직후 순찰 단속반을 편성,폭주족과 버스 지붕위 응원,장난감용 폭죽 판매·사용 행위 등을 단속키로 했다.인파가 많이 몰리는 지역에는 112 순찰차와 형사 요원을 집중 배치해 ‘인(人)의 장막’을 펼칠 계획이다.

경찰은 그러나 흥분한 응원단을 밀어붙이기 식으로 단속하면 군중심리를 자극할수도 있어 최대한 질서를 자율적으로 지키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도심의 일부 응원단을 한강 둔치 등 넓은 장소로 분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박현갑 이창구 임일영기자 argus@
2002-06-24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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