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는 왜 히딩크 같은 지도자가 없나요.”
요즘 우리 월드컵 축구 대표팀이 선전하면서 시민단체에는 이같은 전화가 종종 걸려온다고 한다.시민단체와 학계 등의 전문가들도 지방선거 후유증과 민주당의 내홍,월드컵 열기 등에 파묻혀 국민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원(院) 구성 문제 등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국회 직무유기 질타= “시민들의 목소리에는 20여일 이상 식물국회를 방치하고 있는 정치권에 대한 한탄이 섞여 있다.”고 참여연대 김민영(金旻盈) 국장은 전했다.
국회 입법차장 출신인 공주대 박종흡(朴鍾洽) 교수는 21일 “입법·사법·행정 3부를 근간으로 하는 민주주의의 한 축이 공백상태에 빠져 있다.”며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다.“의장도 상임위도 없는 ‘식물국회’는 여야 대치로 인한 ‘공전국회’와는 차원이 다른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그는 국회 전반기 임기만료 전에 신임 의장,상임위원장단 등을 뽑아 원을 구성해야 하는 국회법 규정을 아무렇지도 않게 어기고 위법상태를 초래한 데 대해서도비판했다.
참여연대 김민영 국장은 “원 구성이 더 늦어지면 다가올 8·8국회의원 재보선과정기국회,대선 등에 밀려 당장 해결해야 할 현안을 처리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걱정했다.이어 “권력형 비리는 반드시 이번 정권내에 마무리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설치나 정치자금법 개정,검찰중립화 방안 등을 이미 논의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국회의 한 관계자도 “중국과 심각한 외교마찰을 빚고 있는데도 국회 통일외교통상위는 아예 열리지도 않았다.”면서 “이는 대단히 심각한 직무유기”라고 질타했다.또 “상임위가 없다 보니 법안이 상정될 길조차 막힌 것 아니냐.”고 반문하고“입법기관이 스스로 입법의 길을 막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개탄했다.
●자유투표제 검토할 때=좀더 장기적인 정치·사회발전을 염두에 둔 지적들도 나왔다.이번 월드컵을 통해 응축되고 있는 국민적 에너지를 정치권이 발전적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주문들이다. 외국어대 이정희(李政熙) 교수는 “월드컵을 통해 좋은 지도자를 만나면 국민적 잠재력이 폭발할 수 있다는 점을 모두 확인했다.”면서“이를 정치권이 건전하게 모아내지 못하고 정치파행을 계속한다면,우리 사회의 정치 불신과 혐오증세는 되돌릴 수 없을 만큼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도 “청와대를 중심으로 월드컵 이후의 대책을 준비중이지만,이는 경제분야 등에 한정될 수밖에 없다.”면서 “정작 큰 틀에서 국민 통합의 분위기를 이끌어갈 곳은 정치권인데,답답한 모습만 보이고 있다.”고 정치권을 나무랐다.
전문가들이 제시한 해법은 자유투표제를 통한 의장단 선출이다.이만섭(李萬燮) 전 국회의장은 “제헌절인 7월17일까지 원구성을 하지 못할 경우 국회의 존재 의미자체가 무색해질 것”이라며 “의장단 구성은 국회법에 따라 자유투표를 시행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성균관대 김일영(金一榮·한국정치) 교수도 “자유투표제라는 것은 원래 국회법에 있고,당연히 그렇게 해왔어야 하는 것”이라면서 “국회의원들이 종전의 거수기역할에서 벗어나 국회의장을 직접 선출한다면,국회의 입법 및 행정감시 기능은 좀더 강화될 수 있다.”말했다.
이지운기자 jj@
요즘 우리 월드컵 축구 대표팀이 선전하면서 시민단체에는 이같은 전화가 종종 걸려온다고 한다.시민단체와 학계 등의 전문가들도 지방선거 후유증과 민주당의 내홍,월드컵 열기 등에 파묻혀 국민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원(院) 구성 문제 등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국회 직무유기 질타= “시민들의 목소리에는 20여일 이상 식물국회를 방치하고 있는 정치권에 대한 한탄이 섞여 있다.”고 참여연대 김민영(金旻盈) 국장은 전했다.
국회 입법차장 출신인 공주대 박종흡(朴鍾洽) 교수는 21일 “입법·사법·행정 3부를 근간으로 하는 민주주의의 한 축이 공백상태에 빠져 있다.”며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다.“의장도 상임위도 없는 ‘식물국회’는 여야 대치로 인한 ‘공전국회’와는 차원이 다른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그는 국회 전반기 임기만료 전에 신임 의장,상임위원장단 등을 뽑아 원을 구성해야 하는 국회법 규정을 아무렇지도 않게 어기고 위법상태를 초래한 데 대해서도비판했다.
참여연대 김민영 국장은 “원 구성이 더 늦어지면 다가올 8·8국회의원 재보선과정기국회,대선 등에 밀려 당장 해결해야 할 현안을 처리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걱정했다.이어 “권력형 비리는 반드시 이번 정권내에 마무리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설치나 정치자금법 개정,검찰중립화 방안 등을 이미 논의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국회의 한 관계자도 “중국과 심각한 외교마찰을 빚고 있는데도 국회 통일외교통상위는 아예 열리지도 않았다.”면서 “이는 대단히 심각한 직무유기”라고 질타했다.또 “상임위가 없다 보니 법안이 상정될 길조차 막힌 것 아니냐.”고 반문하고“입법기관이 스스로 입법의 길을 막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개탄했다.
●자유투표제 검토할 때=좀더 장기적인 정치·사회발전을 염두에 둔 지적들도 나왔다.이번 월드컵을 통해 응축되고 있는 국민적 에너지를 정치권이 발전적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주문들이다. 외국어대 이정희(李政熙) 교수는 “월드컵을 통해 좋은 지도자를 만나면 국민적 잠재력이 폭발할 수 있다는 점을 모두 확인했다.”면서“이를 정치권이 건전하게 모아내지 못하고 정치파행을 계속한다면,우리 사회의 정치 불신과 혐오증세는 되돌릴 수 없을 만큼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도 “청와대를 중심으로 월드컵 이후의 대책을 준비중이지만,이는 경제분야 등에 한정될 수밖에 없다.”면서 “정작 큰 틀에서 국민 통합의 분위기를 이끌어갈 곳은 정치권인데,답답한 모습만 보이고 있다.”고 정치권을 나무랐다.
전문가들이 제시한 해법은 자유투표제를 통한 의장단 선출이다.이만섭(李萬燮) 전 국회의장은 “제헌절인 7월17일까지 원구성을 하지 못할 경우 국회의 존재 의미자체가 무색해질 것”이라며 “의장단 구성은 국회법에 따라 자유투표를 시행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성균관대 김일영(金一榮·한국정치) 교수도 “자유투표제라는 것은 원래 국회법에 있고,당연히 그렇게 해왔어야 하는 것”이라면서 “국회의원들이 종전의 거수기역할에서 벗어나 국회의장을 직접 선출한다면,국회의 입법 및 행정감시 기능은 좀더 강화될 수 있다.”말했다.
이지운기자 jj@
2002-06-2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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