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길섶에서] 옥수수빵

[2002 길섶에서] 옥수수빵

박재범 기자 기자
입력 2002-06-18 00:00
수정 2002-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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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국민학교(초등학교)에서는 옥수수빵을 ‘배급’해준 적이 있었다.요즘으로 치면 급식 비슷한 것이다.선생님은 ‘청소당번에게 한 개,말 잘 듣는 애한테 한 개’ 하는 식으로 옥수수빵을 ‘당근’으로 쓰기도 했다.

옥수수빵을 받으면 아까워서 책가방에 그대로 넣어두곤 했다.집으로 돌아와 동생들의 약을 올리며 조금씩 손으로 뜯어 먹다가 맘이 내키면 한 조각씩 뚝뚝 떼어 건넸다.빵조각을 손에 쥔 동생들의 기쁨에 찬 표정이라니….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옥수수빵은 전혀 고급스럽지 못한 것이었다.빵 껍질이 군데군데 시커멓게 타 있기 일쑤였다.그렇지만 속에는 옥수수알이 노랗게 익어 있었다.별다른 주전부리가 없던 시절의 얘기다.

옥수수빵은 흔히 붕어빵,잉어빵과 함께 거론된다.그러나 옥수수빵은 붕어빵 등과는 차원이 다르다.붕어빵과 잉어빵에는 붕어와 잉어가 없지만,옥수수빵에는 옥수수가 들어 있다.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사람들은 붕어빵이나 잉어빵이 아니고,모두 옥수수빵일 것이라고 믿는다.옥수수빵처럼 겉과 속이 똑같을 것이라고.

박재범 논설위원

2002-06-1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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