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교수의 씁쓸한 정년퇴임

老교수의 씁쓸한 정년퇴임

입력 2002-06-12 00:00
수정 2002-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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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사회학과 송복(宋復·사진·65) 교수가 11일 고별 강연을 갖고 정년퇴임하는 자리에서 학생들의 시위로 곤욕을 치렀다.

이날 ‘한국적 리더십의 특질’이라는 제목의 강연은 학부 4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직사회학의 마지막 강의였다.그러나 송 교수가 한시간 남짓 강연을 마친 뒤 오전 11시쯤 강의실을 나서자 이 대학 학생 10여명이 “수구 냉전 논리를 대변하는 학자의 퇴임을 ‘경축’한다.”는 성명서를 낭독하는 등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송 교수는 ‘보수주의자’라는 이름표를 반납하고,‘수구 기득권자’,‘냉전론자’,‘맹신적 반공주의자’ 등 자신에 걸맞은 딱지를 새로 붙여야 한다.”고 주장했다.또 “열심히 닭짓한 당신,떠나라.”는 등의 ‘막말’을 적은 피켓을 들고 한동안 소란을 피웠다.

송 교수는 지난 60년 서울대를 졸업한 뒤 사상계와 일간지 기자를 거쳐 75년부터 연세대에서 재직해 왔다.올해 초 중도·온건보수를 기치로 발족한 ‘바른 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이날 퇴임 강연에는 이택휘(李澤徽) 서울교대 총장,이순자(李淳子) 숙명여대 명예교수,조말수(趙末守) 전 포스틸 상임고문 등 지인과 김우식(金雨植) 연세대 총장등이 참석해 씁쓸한 현장을 지켜봤다.송 교수는 “지난 30년 동안 일탈적인 행동을 하는 학생들을 늘 보아 왔기 때문에 새삼스럽게 착잡하게 여길 일도 아니다.”면서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냐.”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
2002-06-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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