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由를 위하여/飛翔하여본 일이 있는/사람이면 알지/노고지리가/무엇을 보고/노래하는가를/어째서 自由에는/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革命은/왜 孤獨한 것인가를/革命은/왜 孤獨해야 하는 것인가를’(푸른 하늘을·1960년)
김수영,그는 난해한 모더니스트인가,과격한 참여주의자인가.아니면 그를 소시민적 자유주의자로 인식해야 하는가,민족시인이라고 불러야 하는가.
타계후 33년 동안 그를 주제로 한 연구논문이 260여편에달해 시쳇말로 한국 문학계의 ‘뜯어먹기 좋은 빵’으로까지 불리는 김수영의 작품을 논한 김명인의 ‘김수영,근대를 향한 모험’이 출간돼 문학계에 다시 뜨거운 논쟁을 예고하고 있다.
진보적 국문학자들이 주축인 ‘민족문학사연구소’를 중심으로 평론활동을 해 온 저자는 이 저서에서 ‘김수영이라는 시인 자체가 완연히 과거 속의 인물이라기 보다 아직도 현재적인 인물’이라고 전제,김수영을 새삼 다시 들추는,얼핏 식상해 보이는 논의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논란은 저자가 설정한 ‘김수영의 한계’에서 구체화한다.김명인씨는 ‘김수영이 근대자본주의 운동논리에 대한 이해와 근대성 일반에 대한 과학적 인식 부족으로 한국의 현실을 극단적으로 후진적인 것으로 인식했다.’고 지적했다.이어 ‘여기에 한국의 현실에서 이뤄지는 구체적인 발전의 계기들을 인식하지 못한 점’을 한계로 들었다.이 때문에 그는 쉬 피로했고 그 결과 시적 초월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물론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세상이 변했다며 세상에 대한 전면적인 대결이나 탐구의지마저 꺾어버린 1990년대라는 막막한 시대를 김수영이라는 한 치열한 정신을 통해 넘어설 수 있었다.’고 고백,그에 대한 문학적 외경심을 감추지 않았다.몇몇 두드러진 연구성과를 들어 ‘김수영이바뀐 게 아니라 그를 보는 눈이 바뀌었다.’거나 최하림의 김수영평전 ‘자유인의 초상’,김수영과 유학시절을 함께 보낸 김상환의 에세이집 ‘풍자와 해탈,혹은 사랑과 죽음’을 ‘노작(勞作)’으로 평가한 부분에서는 저자의 김수영을 향한 연모와 열정이 읽히기도 한다.
그는 저간의 김수영론에 대한비판적 시각도 솔직하게 드러내 보였다.그동안의 구체적 연구 사례를 거론하며 “김수영을 잘못 이해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너무나 안이하고상투적인 이해가 문제’라고 지적하고 이런 흐름을 ‘봉사가 코끼리를 만지는 이른바 군맹무상(群盲撫象)”이라고힐난한 것.
김명인은 자신에게 한 시대를 극복할 힘을 부여했다는 김수영의 문학세계를 이렇게 규정했다.“김수영에게서 실패와 성취를 동시에 읽었는데 실패는 세계인식의 실패이고,성공은 세계에 대한 전면적 대결의지와 그 실천에서의 성공”이라고.이같은 김명인의 도발적 문제제기에 대해 이제는 기성 학자 혹은 또다른 신진 기예가 답할 차례다.
심재억기자 jeshim@
김수영,그는 난해한 모더니스트인가,과격한 참여주의자인가.아니면 그를 소시민적 자유주의자로 인식해야 하는가,민족시인이라고 불러야 하는가.
타계후 33년 동안 그를 주제로 한 연구논문이 260여편에달해 시쳇말로 한국 문학계의 ‘뜯어먹기 좋은 빵’으로까지 불리는 김수영의 작품을 논한 김명인의 ‘김수영,근대를 향한 모험’이 출간돼 문학계에 다시 뜨거운 논쟁을 예고하고 있다.
진보적 국문학자들이 주축인 ‘민족문학사연구소’를 중심으로 평론활동을 해 온 저자는 이 저서에서 ‘김수영이라는 시인 자체가 완연히 과거 속의 인물이라기 보다 아직도 현재적인 인물’이라고 전제,김수영을 새삼 다시 들추는,얼핏 식상해 보이는 논의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논란은 저자가 설정한 ‘김수영의 한계’에서 구체화한다.김명인씨는 ‘김수영이 근대자본주의 운동논리에 대한 이해와 근대성 일반에 대한 과학적 인식 부족으로 한국의 현실을 극단적으로 후진적인 것으로 인식했다.’고 지적했다.이어 ‘여기에 한국의 현실에서 이뤄지는 구체적인 발전의 계기들을 인식하지 못한 점’을 한계로 들었다.이 때문에 그는 쉬 피로했고 그 결과 시적 초월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물론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세상이 변했다며 세상에 대한 전면적인 대결이나 탐구의지마저 꺾어버린 1990년대라는 막막한 시대를 김수영이라는 한 치열한 정신을 통해 넘어설 수 있었다.’고 고백,그에 대한 문학적 외경심을 감추지 않았다.몇몇 두드러진 연구성과를 들어 ‘김수영이바뀐 게 아니라 그를 보는 눈이 바뀌었다.’거나 최하림의 김수영평전 ‘자유인의 초상’,김수영과 유학시절을 함께 보낸 김상환의 에세이집 ‘풍자와 해탈,혹은 사랑과 죽음’을 ‘노작(勞作)’으로 평가한 부분에서는 저자의 김수영을 향한 연모와 열정이 읽히기도 한다.
그는 저간의 김수영론에 대한비판적 시각도 솔직하게 드러내 보였다.그동안의 구체적 연구 사례를 거론하며 “김수영을 잘못 이해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너무나 안이하고상투적인 이해가 문제’라고 지적하고 이런 흐름을 ‘봉사가 코끼리를 만지는 이른바 군맹무상(群盲撫象)”이라고힐난한 것.
김명인은 자신에게 한 시대를 극복할 힘을 부여했다는 김수영의 문학세계를 이렇게 규정했다.“김수영에게서 실패와 성취를 동시에 읽었는데 실패는 세계인식의 실패이고,성공은 세계에 대한 전면적 대결의지와 그 실천에서의 성공”이라고.이같은 김명인의 도발적 문제제기에 대해 이제는 기성 학자 혹은 또다른 신진 기예가 답할 차례다.
심재억기자 jeshim@
2002-05-2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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