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납토성 유적관리 묘책 없나

풍납토성 유적관리 묘책 없나

입력 2002-05-09 00:00
수정 2002-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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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는 곳마다 유물이 나오지 않는 곳이 없는 데 대책은마땅치 않고 답답할 따름입니다.”

백제 한성 도읍기(BC18∼AD475년)의 왕성이었던 것으로추정되는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 시굴조사를 담당하고 있는 국립문화재연구소 관계자의 안타까움 어린 말이다.

풍납토성 성벽 안쪽(19만여평)에선 지난 해 10월 이후 유적지 보전을 위한 조건부 건축이 허용되면서 건축신청이잇따르고 있다.

그리고 건축허가 전 꼭 거쳐야 하는 유물 매장 유무 확인을 위한 시굴조사에서 백제의 것들로 추정되는 유물들이끊임없이 나오는 있는 것이다.

시굴조사를 전담하고 있는 국립문화재연구소 신희권 학예연구사는 “지금까지 조사를 끝낸 30곳중 유물이 나오지않은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며 “이는 이 일대 일정 깊이의 유물포함층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유실된 것으로 추정됐던 토성 서쪽벽 흔적이 3군데서 발견됐으며,민간주택지 조성 구간에서는 동쪽벽 구조물도 새로 발견됐다.

이밖에 풍납토성 안 외환은행 연수원 건물터 일대에선 대형 인공연못의 흔적으로 추정되는 두터운 뻘층이 확인돼이 곳이 백제의 왕성이었다는 학설에 한층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백제 유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음에도 유적 보존과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데 문화재 당국의 고민이 있다.

성 안쪽의 경우 사적지로 지정된 곳이 아니기 때문에 일정 깊이에 묻혀 있는 유물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건축행위가 가능하다.풍납토성 일대에서 사적지로 지정돼 건축행위가 허용되지 않는 곳은 토성 일부와 경당·미래·외한은행 재건축 부지 뿐이다.

그렇다고 유물이 나오는 곳마다 사적지로 지정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땅 소유주가 강력히 반발할 게 불보듯 뻔하고,이를 보상해주려면 천문학적인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지난해 경당연립 부지 보상에만 약 1000억원이 들어갔다.

또 시굴조사 수요는 폭증하는데 시굴조사를 맡아야할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현재 국립문화재연구소의 학예연구사 1명이 계약직 및 일용직 노동자 몇몇과 함께 풍납토성안쪽 시굴조사를 전담하고 있다.그렇다고 땅 소유주나 건축회사 등과 유착될 가능성이 있는 민간단체에게 시굴조사 업무를 맡기기도 어려운 실정이다.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한성백제 500년사의 실체를 밝혀낼 수 있도록 체계적 발굴·조사를 담당할 전문 기관을 설립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풍납토성의 경우 사안별로 대응할 수 있는 차원을 넘는다.”면서 “국가 차원에서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을 세워 유적지구 전체를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
2002-05-0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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