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증의 GO 월드컵] 엔트리 발표를 보고-고참들의 역할 막중하다

[조영증의 GO 월드컵] 엔트리 발표를 보고-고참들의 역할 막중하다

조영증 기자 기자
입력 2002-05-02 00:00
수정 2002-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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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 끝에 마침내 2002월드컵 최종엔트리가 확정됐다.이젠 홀가분한 마음으로 동료간 경쟁을 떠나 조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일만 남았다.

86멕시코월드컵에 출전한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월드컵대표팀 멤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가장 강조하고싶은 것은 고참들의 역할이다.장내·외를 통틀어 이들이떠맡을 임무는 막중하기 짝이 없다.26년전 본선에서 아르헨티나와 첫경기를 가졌을 때의 일이다.결론부터 말하면경기 결과는 1-3 패배였다.그러나 필자는 사실 그 당시 전반이 어떻게 흘렀는지조차 모른 채 시간을 보냈다.32년만에 처음 본선에 출전해 가진 첫경기인 만큼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데다 아르헨티나라는 팀과 마라도나 개인의 명성이 우리를 심리적으로 위축시킨 탓이다.

가위 눌린 듯 미몽을 헤매다 비로소 제기량을 발휘한 것은 시간이 한참 흐른 뒤였다.박창선씨가 뒤늦게 한골을 만회해 영패를 면한 것도 그 덕분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고참들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어린 선수들을 심리적으로 안정시키고 게임의 리듬을 조절하는 일은매우 중요하다.지나친 흥분과 긴장은 100% 능력을 발휘하는데 큰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이런 점에서 이번 월드컵팀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노장과 소장의 조화가적절히 이뤄졌고 홍명보 황선홍 김병지 등은 월드컵 출전경험까지 갖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홈에서 열리는 대회이다 보니 국민들의 16강 염원이 어느 때보다 강해 첫경기에서 리듬을 잃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특히 어린 선수들은 첫경기를앞두고 팬들과 매스컴의 반응에 민감해지면서 흥분하는 일이 잦아 이에 대한 컨트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장외적으로도 선발 자리를 꿰차려는 지난친 경쟁은 조직력을 해치므로 이를 어느 정도 통제해줄 필요가 있다.또하나 당부하고 싶은 일은 이제부터 시작될 장기 합숙에 대한 각오를 단단히 다져야 한다는 것이다.지루함을 극복하는 것이 최대 과제다.이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적절한 긴장과 여유를 유지시켜줄 필요가 있다.이 또한 고참들이 해야 할 중요한 몫이다.



조영증/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
2002-05-02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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