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언론발언’, 일부 언론 공론화 놓고 학자들 엇갈린 견해

‘노무현 언론발언’, 일부 언론 공론화 놓고 학자들 엇갈린 견해

입력 2002-04-09 00:00
수정 2002-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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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주자인 노무현 후보의 ‘언론관’을 놓고 파문이 날로 확산되고 있다.경선에 나선 이인제후보측이 “노무현 후보가 지난해 8월 기자 5명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동아일보 폐간’ 등을 언급했다.”고 밝힌이후 야기된 이번 파문은 관련 언론사들이 집중보도함으로써 국민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그러나 사안이 워낙 미묘하고 불투명한 탓에 많은 사람들이 판단에 혼란을 겪거나,저마다의 주장을 펼치는데 그치고 있다.이에 따라 이번 파문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언론학자 등 전문가들의 견해를 알아본다.

●보도해야.

◆조용중 전 고려대 석좌교수=지금 시급한 것은 당사자들의 정확한 증언이다.또 비보도를 전제하는 오프더레코드는 일단 일보가 나오면 무의미해지므로 지금 보도 자체를 문제삼을 수는 없다.

아울러 술자리의 사적 발언을 기사화하는 문제는 발언 내용이나 상황에 따라 다르다.정치적 의견이나 진의라고 판단되면 당연히 기사화할 수 있다.

◆김우룡 한국외대 교수=발언 내용이 사실과 완전히 일치하지 않더라도 노무현 후보는 이러한 논쟁을 일으킨 일단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특히 언론사 지분소유 제한 문제는 민주국가에선 있을 수없는 일이다.또 오프더레코드의 보도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는 정치인과 언론이 상호 이해에 따라 악용하고 있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허행량 세종대 교수=사실확인이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지나치게 재생산되는 면이 있다.그러나 노무현 후보가 비보도를 전제로 했건,술자리 발언이건 관계없이 기자는 공인으로서 뉴스가치가 있다면 당연히 써야 한다.이는 노 후보가 술에 취한 기분으로 실현가능성 없는 이야기를 경솔히 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다만 발언 당시엔 노 후보의 정치적 무게중심이 지금과 비교가 안될 만큼 가벼웠기 때문에 기자들이 가볍게 넘길 수 있었다고 본다.그러나 노후보가 유력한 대선후보로 뜨는상황에서는 지난 일이지만 그때의 발언을 검증할 수 있다고 본다.

●보도 적절치 않아.

◆주동황 광운대 교수=공식적으로 절차를 거쳐 나온 발언이 공론화된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노무현 후보와 기자 간에 술자리에서 오간 이야기를 공론화하는 것은 타당하지 못하다.

또 일부 신문의 경우 발언에 대한 실증적인 분석이나 보도보다는 특정 후보에 대한 선호에 따라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자세가 눈에 거슬린다.

◆유일상 건국대 교수=취재원이 기자와 양해된 상황에서한 발언이라면,공언이지만 노무현 후보의 이번 발언은 사적인 이야기로 봐야 한다.

기자와 취재원 간에 합의된 사석에서 나온 이야기를 기자가 발설한다면 취재원과의 약속을 깨 취재원 보호 의무를다하지 못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본다.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발언 팩트가 엇갈리는 상황에서문제의 발언을 기정사실화하는 보도는 문제라고 본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비보도 전제라는 것은 독자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기자는 뉴스가치가 있으면 언제든지 보도해야 하고,취재원도 이를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비보도를 전제했음에도 보도했다거나 술자리에서 발언한 것을 보도했다는 것이 문제가 되서는 안되고,사실유무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언론사가 각자의이해에따라 사실을 확대과장 보도하는 것이 문제라고 본다.

정리 김성호·임창용기자
2002-04-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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