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문화+IT ‘해가 지지않는 韓國’

[기고] 문화+IT ‘해가 지지않는 韓國’

조홍규 기자 기자
입력 2002-04-01 00:00
수정 2002-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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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석굴암 보수 공사에 손을 댄 것은 1913년 일제 때였다.선조들이 이용한 자연 통풍의 비밀을 깨닫지 못하고,콘크리트로 보수하는 바람에 세계적 문화유산인 석굴암은 수시로 곤욕을 치러야 했다.석굴암의 구조는 1200여년이 지난오늘날까지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고도의 과학문명으로도 풀 수 없는 신비를 담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외국인들에게 보여줘야 할 진정한 의미의 관광자원은 이같은 신비성과 우수성이다.우리에게는 석굴암과 같은관광자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먼저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을 들 수 있다.한글의 자모를 연구,전혀 새로운 문자를창제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세계의 어떤 언어학자보다 위대하다.영국이 셰익스피어를 인도와 바꿀 수 없다고 했듯이 우리도 세종대왕과 한글을 어떤 나라와도 바꿀 수 없다고 하겠다.더욱이 한글 창제의 동기가 “백성들이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표현할 글이 없음을 안타깝게 여기는 데 있다.”고 했으니 군주에게 그 이상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뿐만이 아니다.세계문화유산으로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최고(最古)의 활자본인 직지심경은 또 어떤가.미국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세계 도자기 경매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우리도자기 역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우수함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세계는 그동안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제대로 평가해 주지 않았다.세계사 계몽주의 편에는 세종대왕이나 한글에 대한 기록이 없고,인쇄술 발달사에는 직지심경이 빠져있으며, 세계 도자기 예술서에서는 한국 도자기를 찾을 길이 없다.서양사 중심 아니면 중국 위주의 동양사만이 있을뿐이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지고 있다.우선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올 목표만 해도 545만명이다.철저하게 교육된 관광통역 안내원을 통해 한국의 이런 우수성을 알릴 수 있다.별도의 매체와 조직을 이용해 홍보하려면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들일이다.관광산업은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는’ 격이다.

관광객들은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를 통해 주위 사람들에게한국문화를 적극적으로 전파할 것이다.

다음으로 우리는 최첨단 정보기술(IT)시스템으로 중무장한‘IT 강국’이다. 전세계를 통틀어 인터넷 기반이 가장 잘구축된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우리를 정보기술의 첨단국으로 인정하고 있다.이같은 IT 기반을 등에 업고 우리의 문화와 관광자원이 바람처럼 세계 각국으로 퍼지고 있다.관광공사가 영어·일어·중국어(간자체·번자체)·프랑스어·서반아어·독일어·러시아어의 관광사이트를 구축해 관광홍보 틀을 온라인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관광공사는 월드컵 기간중 1330 관광 안내전화를 24시간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또 코리아 콜 센터의 확대로 관광정보뿐 아니라 한국에 관한 종합안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현재 관광공사와 16개 지자체가 운영중인 1330 전화와 IT 통합 메인 콜센터를 구축하고,지역안내소를 네트워크화하는 한편,무인관광안내 도우미,개인휴대단말기(PDA)를 활용해 외국인 안내기능을 한 차원 높이는 시스템이다.

동북아 지도를 보면 한국·중국·일본은 바다로 갈라져 있다.그러나 인터넷 세계는 집 번지만 다를 뿐 옆집이다.우리집 번지를 1330으로 기정사실화해 좋은 목을 국제적으로선점하자는 것이다.

조홍규 한국관광공사 사장
2002-04-0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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