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日총리, 미래지향적 행동을

[사설] 日총리, 미래지향적 행동을

입력 2002-03-21 00:00
수정 2002-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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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취임후 두번째로 오늘부터 23일까지 공식 방한한다.지난해 10월 양국관계가 역사인식 문제로 마찰을 빚자 서둘러 한국을 방문했던 그가 이번에는 시간 여유를 갖고 방한 길에 오른다.

불고기 요리 체험,국립국악원 방문,경주 불국사 관광 등문화 체험을 곁들인 일정이 눈에 띄거니와 일본측은 방한을 앞두고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

일본 총리가 한국의 문화를 직접 체험해 보고,미래지향적 관계를 다지고자 하는 데 대해 우리는 적극 환영한다.양국은 한해에 400만명에 가까운 인원이 오고 가고 교역액이 431억달러를 넘는 등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발전했고 이러한 교류는 한층 더 깊어지게 될 것이다.또 두 달 앞으로 다가온 2002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긴밀한 협조 체제를 마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양국 관계사를 들여다 보면 쉽게 알 수 있듯이 미래지향적 관계는 말로써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말에 부합되는 실천과 행동이 뒷받침돼야만 한다.백번의 말로 쌓아올린 양국 관계도 한번의 잘못된 행동으로 크게 후퇴하곤했다.

잘못된 행동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다.일본측은 과거 침략사와 만행을 부인하거나 역사인식을 그르치는 일을 되풀이해선 안된다.고이즈미 총리는 방한에 앞서 19일 주일한국특파원단과 회견을 갖고 “어느 국가의 역사도 과거에 대립하지 않은 나라는 없다.그러나 대립은 일시적이고 긴 역사의 눈으로 보면 순간이다.”라고 말한 것은 앞뒤 문맥으로 볼 때 수긍이 가면서도 과거사 왜곡에 대한 한국민의 분노와는 크게 거리가 있음을분명히 해 두고자 한다.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서도 그는 여전히 참배 의사를 버리지 않았다.이 점 또한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양국의 미래지향적 관계를 위해선 지난 5일 출범 합의에 이른 역사공동연구기구의 연구결과물을 미래세대의 역사인식 형성에 적극 활용하는 일본 정부의 전향적 자세가 요구된다.

양국 관계에는 북한 문제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북·일관계를 보면 일본인 납치 의혹,식량지원,동중국해에 침몰된 괴선박 문제 등 좋은 재료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양국은 긴밀한 공조체제를 바탕으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유도해내는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최근 들어 한·일 양국간에는 자유무역지대 구상이 급부상하고 있다.한국과 칠레간 자유무역협정이 농업 부문의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는 데서 보듯이 한·일간에도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부문의 반발이 꽤 클 것으로 예상된다.충격을 완화하고 국민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먼저 정부 차원에서 공동검토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을 권고한다.
2002-03-2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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