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당국의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한 학교를 붕괴로 내몰고 있습니다.이러다가 진짜로 학교문을 닫게 되는 게 아닌지 걱정입니다.” 원거리 학생들에 대한 전학이 허용된 후 첫 등교일인 11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의 정원고교 3층 1학년 교실.8개 교실 중 2개 교실에서 10명과 8명의 신입생이 수업을 시작했다.나머지 6개의 교실은 텅 빈 책상과 의자들만이 언제 찾아올지 모를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현재 이 학교 1학년에 적을 둔 학생은 총 35명.그나마 이중 일부는 태권도대회 참석과 가정사정 등을 이유로이날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애초 이 학교가 추첨을 통해 배정받은 신입생 정원에 비춰보면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장면이다.
정원고의 당초 신입생 배정인원은 총 258명.하지만 배정과정에서의 컴퓨터 오류가 터지면서 배정이 무효화되고 이어 재배정→학부모 반발→전학 허용→등록 거부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태를 거치면서 학생들이 뿔뿔이 흩어졌다.114명은 학군내 타지역으로,7명은 관외 지역으로 전학을 갔고104명은 전학허용을 요구하며 아예 등록을 거부하고 있는상태.
듬성듬성 앉은 학생들은 교사의 강의에 몰입하고 있었지만 왠지 풀이 죽어 있는 모습이다.
맥이 빠지기는 교사들이 더하다.
“결국 시골 분교장에서나 있을 수 있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단 한 명만 남더라도 수업은 진행할 각오지만 내년에도 이런 일이 되풀이될까 걱정입니다.
” 1학년을 맡은 담임교사 8명 가운데 6명은 학생이 없어 텅빈 교실을 바라만 볼 뿐이다.
이모 교사는 “남은 학생이나 떠나간 학생 모두 피해자입니다.그런데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어요.지금은 등록을 거부하고 있는 학생들이 모두 등교해 정상수업이 이뤄지기 만을 바랄 뿐입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한 학생은 학교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학교운영 프로그램을 보고 나쁘다 좋다 해야 할 것 아닙니까.무조건 안된다는 식으로 버티는 어른들이 원망스럽습니다.우리는 너무나 참담하고 허탈한 심정입니다.”라고 울분을 삼켰다.
“신입생 가운데 상당수는 학력고사 130점 이하였지만 올해 대학진학률이 92%이고 4년제대학에만 112명이 합격했습니다.도서관,멀티미디어실,강당 등 모든 교육여건이 구비돼 있는데 이런 점을 평가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한혜자 교감은 “신입생들을 위해 버스노선을 신설하는한편 우수 교사를 1학년에 배정하고 타지역의 명문고에서운영 중인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새식구 맞이 준비에 정성을 쏟았고 기대도 컸지만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갔다.”며눈물을 보였다.
당국의 어처구니없는 실수와 이를 기화로 삼은 학부모들의 교육 이기주의가 멀쩡했던 한 학교를 얼마만큼 초토화시키고 있는지를 이날의 정원고 교실은 웅변으로 확인시켜주고 있었다.
의왕 김병철기자 kbchul@
■왜 기피하나.
정원고에 배정받은 의왕지역 학부모들이 개학 열흘이 지나도록 자녀들의 등록을 거부하는 이유,즉 기피학교로 지목하고 있는 배경은 뭔가.
학부모들은 우선 열악한 교육환경을 꼽는다.역사가 일천한 사립학교인데다 바로 옆에 혐오시설인 소년원이 들어서 있고 교통편도 좋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1차배정 때 안양지역에서 온 120여명이재배정을 통해 대거 빠져나간 것이 기피심리를 증폭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비교적 성적이 좋은 안양지역 학생들이 빠진 뒤 의왕지역학생만으로는 정상적인 학교 운영이 힘들고 결국 자기 자녀들만 피해를 입게 된다는 막연한 불안감에 등록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외견상 컴퓨터배정 오류에서 촉발된 이번 기피 사태는 지난해 6월 평준화 확대도입 정책이 결정될 당시부터 이미 예견됐었다.
안양지역 학부모들은 이 학교를 계속 특수지로 묶어줄 것을 요구했으나 의왕지역 학부모들과 학교측은 평준화 대상에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하는 등 지역을 달리 하는 학부모들간에 심한 갈등을 노출했다.
결국 이같은 불씨가 학생 배정과정에서 발생한 당국의 실수를 계기로 들불처럼 번져 오늘의 ‘학생없는 학교’ 상황을 불러 왔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도교육청 관계자는 “변두리였던 이 학교는 주변 개발로 교통편이 좋아졌고 학생들의 학력 향상으로 대학에 많은 학생이 합격하고 있음에도 학부모들의 선입견때문에 기피대상이 되고 있다.”며 사태의 본질을 학부모들의 편견으로 돌렸다.
의왕 김병철기자
이날 현재 이 학교 1학년에 적을 둔 학생은 총 35명.그나마 이중 일부는 태권도대회 참석과 가정사정 등을 이유로이날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애초 이 학교가 추첨을 통해 배정받은 신입생 정원에 비춰보면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장면이다.
정원고의 당초 신입생 배정인원은 총 258명.하지만 배정과정에서의 컴퓨터 오류가 터지면서 배정이 무효화되고 이어 재배정→학부모 반발→전학 허용→등록 거부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태를 거치면서 학생들이 뿔뿔이 흩어졌다.114명은 학군내 타지역으로,7명은 관외 지역으로 전학을 갔고104명은 전학허용을 요구하며 아예 등록을 거부하고 있는상태.
듬성듬성 앉은 학생들은 교사의 강의에 몰입하고 있었지만 왠지 풀이 죽어 있는 모습이다.
맥이 빠지기는 교사들이 더하다.
“결국 시골 분교장에서나 있을 수 있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단 한 명만 남더라도 수업은 진행할 각오지만 내년에도 이런 일이 되풀이될까 걱정입니다.
” 1학년을 맡은 담임교사 8명 가운데 6명은 학생이 없어 텅빈 교실을 바라만 볼 뿐이다.
이모 교사는 “남은 학생이나 떠나간 학생 모두 피해자입니다.그런데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어요.지금은 등록을 거부하고 있는 학생들이 모두 등교해 정상수업이 이뤄지기 만을 바랄 뿐입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한 학생은 학교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학교운영 프로그램을 보고 나쁘다 좋다 해야 할 것 아닙니까.무조건 안된다는 식으로 버티는 어른들이 원망스럽습니다.우리는 너무나 참담하고 허탈한 심정입니다.”라고 울분을 삼켰다.
“신입생 가운데 상당수는 학력고사 130점 이하였지만 올해 대학진학률이 92%이고 4년제대학에만 112명이 합격했습니다.도서관,멀티미디어실,강당 등 모든 교육여건이 구비돼 있는데 이런 점을 평가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한혜자 교감은 “신입생들을 위해 버스노선을 신설하는한편 우수 교사를 1학년에 배정하고 타지역의 명문고에서운영 중인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새식구 맞이 준비에 정성을 쏟았고 기대도 컸지만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갔다.”며눈물을 보였다.
당국의 어처구니없는 실수와 이를 기화로 삼은 학부모들의 교육 이기주의가 멀쩡했던 한 학교를 얼마만큼 초토화시키고 있는지를 이날의 정원고 교실은 웅변으로 확인시켜주고 있었다.
의왕 김병철기자 kbchul@
■왜 기피하나.
정원고에 배정받은 의왕지역 학부모들이 개학 열흘이 지나도록 자녀들의 등록을 거부하는 이유,즉 기피학교로 지목하고 있는 배경은 뭔가.
학부모들은 우선 열악한 교육환경을 꼽는다.역사가 일천한 사립학교인데다 바로 옆에 혐오시설인 소년원이 들어서 있고 교통편도 좋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1차배정 때 안양지역에서 온 120여명이재배정을 통해 대거 빠져나간 것이 기피심리를 증폭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비교적 성적이 좋은 안양지역 학생들이 빠진 뒤 의왕지역학생만으로는 정상적인 학교 운영이 힘들고 결국 자기 자녀들만 피해를 입게 된다는 막연한 불안감에 등록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외견상 컴퓨터배정 오류에서 촉발된 이번 기피 사태는 지난해 6월 평준화 확대도입 정책이 결정될 당시부터 이미 예견됐었다.
안양지역 학부모들은 이 학교를 계속 특수지로 묶어줄 것을 요구했으나 의왕지역 학부모들과 학교측은 평준화 대상에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하는 등 지역을 달리 하는 학부모들간에 심한 갈등을 노출했다.
결국 이같은 불씨가 학생 배정과정에서 발생한 당국의 실수를 계기로 들불처럼 번져 오늘의 ‘학생없는 학교’ 상황을 불러 왔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도교육청 관계자는 “변두리였던 이 학교는 주변 개발로 교통편이 좋아졌고 학생들의 학력 향상으로 대학에 많은 학생이 합격하고 있음에도 학부모들의 선입견때문에 기피대상이 되고 있다.”며 사태의 본질을 학부모들의 편견으로 돌렸다.
의왕 김병철기자
2002-03-1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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