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경선하면 출마 않겠다”

“후보 경선하면 출마 않겠다”

최용규 기자 기자
입력 2002-03-01 00:00
수정 2002-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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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이면 출마하지 않겠다.’ 서울시 출신 전직 관료들이 자치단체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각 정당 후보자 경선에 나섰다가 잇따라 떨어지면서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공무원들 사이에 '경선제 공포'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경선제는 유능한 관료 출신들의 단체장 진입을 막는 장벽””이라며 “”주민들이 직접 유능한 단체장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29일 열린 한나라당 서대문구청장 후보 선출대회에서 공무원 출신인 조광권씨가 탈락했다.

조씨는 서울시 교통국장과 관선 서대문구청장을 2년간 지내 당선이 유력시됐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3위에 그쳤다.

이어 지난 27일 치러진 한나라당 중구청장 후보경선에서도 서울시 부구청장을 4차례나 지냈고 관선 구청장, 서울시 감사관 등을 역임한 서찬교씨가 경찰 출신의 성낙합씨에게 큰 표차로 패했다.

특히 서씨는 한나라당으로부터 중구청장 공천을 거의 보장받고 지난달 18일 명예퇴직을 한 터여서 공무원들은 이를 '이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많은 공무원들은 “”도대체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다.””고 황당해하면서도 행정관료들의 경우 오랜 경륜과 풍부한 경험 등으로 높은 점수를 받아 주민들이 뽑는 실제 선거에서는 높은 득표력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정당 내 조직원인 대의원들이 뽑는 후보 선출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져 후보선출 과정에서 탈락, 낭패를 보는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서울시 안팎에서는 자치구 부구청장과 산하 기관장 등 10여명이 출마 예상자로 거론돼 왔는데 이번 조씨와 서씨의 낙마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미 상당수가 출마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구로구청장 후보공천을 위해 뛰고 있는 김재종 전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관료들은 기본적으로 조직관리에 서투르기 때문에 여야에서 도입하고 있는 경선제는 유능하고 참신한 행정관료들의 자치단체장 진출을 막는 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오는 15일로 예정된 경선에 부담을 느껴 출마포기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랑구청장에 출마하기 위해 최근 10년 이상 남은 공직생활을 접은 문병권 전 영등포구청장 권한대행도 “”현재의 분위기는 좋다. 열심히 하고 있다.””며 “”하지만 공무원 출신이기 때문에 솔직히 이달 말로 예정된 (한나라당)경선에 부담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현재 출마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모 구청의 고위 간부는 “”현직때 정치활동이 금지되는 관계로 정치적 중립이 몸에 밴 관료출신들이 오랫동안 조직관리와 선거운동을 해온 사람들을 당할 수 없다.”면서 “”승산없는 게임에 나섰다가 망신을 당하느니 차라리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모 국장은 “”관료들은 행정경험이 풍부해 주민들로부터는 좋은 평가를 받는데 본선에 가기도 전에 예선에서 탈락하는 것은 문제””라며 “”정당 공천제를 없애 국민들로부터 직접 평가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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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규 조덕현기자 hyoun@
2002-03-0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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