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멋’ 사랑한 김환기의 삶

‘한국적 멋’ 사랑한 김환기의 삶

입력 2002-02-22 00:00
수정 2002-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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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린 점 하늘 끝에 갔을까(이경성 지음/아트북스).

구름과 달,항아리,별을 사랑한 ‘한국적 멋’의 화가 수화 김환기(1913∼1974).그의 인간적 면모와 예술세계를 가까이에서 보고 담아낸 평전 ‘내가 그린 점 하늘 끝에 갔을까’(아트북스)가 22년만에 다시 햇빛을 보게 됐다.그와생전에 고락을 같이했던 미술평론가 이경성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이 1979년에 썼다가 곧장 절판돼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책을 저자의 결심으로 현재 상황에 맞게 손질해 다시 펴낸 것이다.

책에는 저자의 글뿐만 아니라 수화의 아내 김향안여사와절친했던 최순우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등 지인의 글,그리고 수화가 직접 쓴 일기와 각종 기고문 등이 삽입돼 수화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구성해낸다.

한국의 자연에 탐닉했던 제1기 회화에서부터 제2기 파리시절,별빛과 같은 무수한 점으로 캔버스를 채워 간 제3기뉴욕시절에 이르기까지 예술적 역정이 다 담겨 있다.여기에 사료적 가치를 지닌 에피소드 글들이 많다.방마다 백자항아리가 가득 들어차 있던 성북동 집에서 “글이 잘 풀리지 않을 땐 잘 생긴 백자항아리 궁둥이를 어루만지면 글이 저절로 풀린다.”며 껄껄 웃더라는 수화의 백자 사랑 이야기,수화의 청탁으로 저자가 서울신문에 미술평론가로 데뷔하게 된 이야기,나무 수(樹)만 정해놓고 화(話)자는 뜻없이 갖다 붙인 것뿐이라는 호의 작명경위,젊은 화가 이중섭의 앞날을 예견했던 그의 탁월한 안목 등등.

살면서 아내를 지극히 의지했음을 밝힌 ‘산처기(山妻記)’,네 자녀들에게 보낸 가슴 절절한 편지 등은 인간적 모습을 알려주거니와 솔직하고 예리한 평문들은 문장가로서 수화의 면모를 다시 보게 한다.1만2000원.

신연숙기자yshin@
2002-02-2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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