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거법개정 담합 안돼

[사설] 선거법개정 담합 안돼

입력 2002-02-09 00:00
수정 2002-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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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치개혁특위가 7일 선거관계 소위를 열어 선거법상허위사실공표죄의 처벌 하한규정 폐지에 합의하고 2000년 4월 총선으로의 소급적용을 검토하기로 한 것은 정치 개혁을뒤로 돌리는 담합행위에 불과하다.

여야 합의는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경우 7년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는 선거법 제250조 2항 가운데 ‘500만원 이상’이라는 하한 규정을 철폐한다는 것이다.선거법위반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무효가 되도록 규정돼 있다.따라서 허위사실 유포로 처벌될 경우 도리없이 의원직을 잃게 되는데 하한선을 폐지함으로써 의원직유지의 길을 터 놓자는 것이다.

여야 합의는 두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우선 하한선 철폐는 바람직하지 않다.국회는 1994년 정치개혁의 뜻을 담아 통합선거법을 마련하였다.그뒤 선거법을 개정하면서도 이 조항만큼은 손을 대지 않았다.우리나라 선거는 허위사실 유포,금품 살포 등으로 인해 과열혼탁 양상을 빚어 왔으며 폭력과비방으로얼룩져 왔다.선거의 해인 올해도 벌써부터 혼탁의조짐은 곳곳에서 넘쳐나고 있는 실정이다.여기에 허위사실유포 처벌규정까지 완화된다면 혼탁양상이 어디까지 치달을지 우려된다.

이와 관련,여야는 법관의 재량 여지가 너무 없는데다 경미한 경우라도 의원의 운명이 검사의 손에 달려 있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그 주장에 일리가 없지 않지만 당초의 법 제정취지를 무력화시켜서는 안된다.법원은 2001년 11월 한나라당 김형오의원(부산 영도) 항소심과 1999년 부산시 의회 이경호의원 항소심 공판에서 허위사실 유포 정도가 경미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선고유예 판결을 내리는 등 재량을 발휘하고 있다.법관의 재량 여지가 협소하다고 할 이유가 별로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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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로 여야가 소급 적용을 검토키로 한 것은 법을 농단하는 처사다.법이 개정되면 사법부는 흔히 피고인의 이익보호를 위해 개정 법률의 취지를 적용하기 마련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가 소급 적용을 검토하려는 것은 법 개정이 현재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재판에 계류중인 7명의 여야 의원을구제해 주려는 저의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게 만든다.국회의원들의 손에 법 개정 권한이 쥐어져 있지만 그들만의 이해관계 해소가 법 개정 이유가 되어서는 안된다.여야는 이러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선거법의 개악을 위한 담합을 원점으로 돌리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2002-02-0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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