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컵/ 빛잃은 공수…길잃은 한국

골드컵/ 빛잃은 공수…길잃은 한국

입력 2002-02-01 00:00
수정 2002-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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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가 총체적인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결승문턱에서 코스타리카에 완패했다.

한국은 3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의 로즈볼구장에서 열린 북중미골드컵 축구대회 코스타리카와의 준결승전에서 고질적인 골결정력 부재와 수비불안을 재연하며 상대 골잡이 파울로 세자르 완초페의 ‘원맨쇼’에 넋을 잃은채 1-3으로 무너졌다.

이어 열린 준결승전에서는 미국이 캐나다와 연장전까지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겼다.

한국-캐나다의 3·4위전과 코스타리카-미국의 결승전은오는 3일 열린다.

설기현 심재원 정도만 빠졌을 뿐 주전들을 대거 이끌고출국한 한국은 코스타리카 외에는 대부분 2진들이 출전한이번 대회에서 4강 턱걸이에 그침으로써 월드컵 16강에 대한 기대를 어둡게 했다.한국은 이번 대회 4경기에서 2골을 넣은 반면 5골이나 내줘 공·수 양면에 걸쳐 대수술이 필요함을 입증했다.

한국은 거스 히딩크 감독 취임 이래 통산 10승5무7패,코스타리카와의 역대전적 1승2무1패를 기록했다.

한국 축구의 고질적인 병폐를 고스란히 드러낸 한판이었다.한국은 이날 골결정력과 미드필드 장악력,수비 안정성등에서 고루 문제점을 노출하며 경기 내용면에서도 완패했다.

가장 큰 문제는 최전방 공격수들의 결정력 부재였다.한국은 이날 김도훈 차두리를 선발로 삼고 후반에 이동국 안효연을 보강해 공격라인을 구축한 뒤 무수한 슛을 날렸으나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지 못했다.

특히 차두리는 기본적인 볼키핑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고 결정적인 찬스를 열어주는데도 실패했다.김도훈과 이동국 안효연 역시 볼터치 불안을 노출하며 슛찬스를 창출하지 못했다.

미드필드 라인도 답답증을 털어내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공간 확보와 패스의 완급 조절에서 문제를 드러내는 한편 느린 패스로 스스로 흐름을 끊기 일쑤였다.또 예리한종패스를 선보이지 못한 채 로빙볼로 상대 수비라인 선상에 볼을 떨어뜨리는 잘못을 자주 범하느라 공격수를 효율적으로 지원하지 못했다.전반에 게임 메이커로 나선 최태욱 또한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채 후반에 교체돼 새로운중원 사령관으로서의 기대감을 저버렸다.

수비불안도 여지 없이 노출됐다.김태영-송종국-최진철로이뤄진 3백수비는 이날도 순간적인 종패스 한방에 무너져선제골을 내줬고 1대1 대인방어에서 완초페에게 농락당하며 연이어 2·3호골을 헌납했다.

한국은 전반 38분 최성용의 핸들링 반칙으로 내준 페널티킥을 상대 헤르난 메드포드가 실축해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전반 43분 미드필드에서 날아든 종패스를 받은 레이날도 팍스의 오른쪽 센터링과 로날드 고메스의 문전 오른발 슛으로 선제골을 내줬다.한국은 후반 35분 혼전중 최진철이 한골을 만회했으나 31분과 36분 완초페에게 1대1상황에서 연속골을 내줘 2골차로 주저앉았다.

박해옥기자 hop@

■양팀 감독 경기평.

◆“집중력 부재가 패인”.

[거스 히딩크 한국 감독] 골 결정력과 집중력 부족이 문제다.볼 점유율에서 우위를 보이고도 골을 넣지 못하면 이렇게 패한다는 것을 선수들이 배웠을 것이다.

상대 공격수들의 스피드에 당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첫골은 상대 공격수의 좋은 침투와 패스가 어우러진 상황에서우리 수비수의 커버 위치가 잘못돼 내줬다.집중력의 문제였다.두번째 골을 다소 어이없이 내준 것이 패배의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다.최태욱은 게임 메이커를 맡을 수 있는 선수지만 몸상태가 좋지 않았다.

설기현 안정환 등이 가세하면 골결정력 문제해결에 도움이될 것이다.

◆“집중력 발휘 주효”.

[알렉산드레 기마라에스 코스타리카 감독] 이겨서 우선 기쁘다.우리는 이 대회에 큰 의미를 두고 주전들 모두를 데려왔다.선수들이 기대했던 경기의 질과 집중력을 발휘해준데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한국은 우리가 어려운 게임을 하도록 만든 좋은 상대였다.

한국의 공·수 전환이 빠르다는 점을 인식하고 대비한 것이주효했으며 후반 한국의 오프사이드 트랩에 몇차례 당하긴했지만 결과적으로 승리를 일궜다.한국은 패했지만 월드컵본선에서는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스트라이커 완초페가 앞선 경기보다 빠른 움직임을 보이며활약했다.결승전 상대가 누구든 개의치 않는다.우리는 승리를 원할 뿐이다.
2002-02-01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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