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Life & Culture] 법무부 여성정책담당관실

[공무원 Life & Culture] 법무부 여성정책담당관실

허남주 기자 기자
입력 2002-01-24 00:00
수정 2002-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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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오는 곳? 법무부 여성정책담당관실은 검사는 물론 다른 직원들도 발령이 나면 당혹스러워하는 자리로 알려져 왔다.그러나 최근들어 달라지고 있다.한창 ‘뜨는’ 부서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김진숙(36)검사를 비롯,문권점(40) 사무관,김윤애(36) 주사와 장태현(26)·양동규(29) 주사보,이경실(31)씨 등 6명의직원은 올해 초부터 화제의 중심에 섰다.‘가히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얻은 70페이지 남짓한 작은 책자 발간이 계기가 됐다.

불과 1000만원의 예산으로 만들어진 컬러판 ‘법무여성’은 여성관련 정책과 법률상식,통계를 비롯해 육아휴직 사용현황은 물론 여성 공무원들이 좋아하는 영화와 가수얘기 등 읽을거리를 듬뿍 담았다.또 여성검사들의 얼굴공개와 함께 다양한 직렬의 법무부 내 여성공무원들의 목소리를 한자리에모았다.

책자에선 우선 ‘법무여성들이여,그대들의 섬세함과 적극적인 관심이 우리 부를 풍요롭게 합니다.’는 문구가 자신감과 적극성을 선동한다.그 아래 벌거숭이 아이들을 내세워 ‘여성정책’이 받쳐준다면 남녀평등은 이뤄질 수 있음을 암시하는 파격적인 발상의 전환이 눈길을 끈다.“정말 공무원이 만든 책인가?”하는 의문을 자아낼 정도다.

“꼬박 두달 동안 매일 회의했고,밤늦게까지 근무했어요.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게 이렇게 힘들다는 걸 실감했지요.서로 격의없이 만날 수 있는 장(場)을 마련했다는 것이 기쁩니다.” 김 검사는 예산에 맞춰 1000부를 인쇄했다가 곳곳에서 요청이 밀려들어 350부를 더 인쇄했다고 자랑했다.‘법무여성’은 1년에 한번씩 발간될 예정이다. 여성정책담당관실은 98년 2월 여성특별위원회와 함께 6개 부처에 설치됐다.법무부 여성정책담당관실은 여성의 인권보장을 주된 정책업무로 설정,가정폭력범죄 전담검사제를 신설하도록 한 것을 비롯해 여성관련 범죄사건은 피해자를 보호하는 바탕에서 수사를 진행하도록 하는 방안을 어느 정도 정착시켰다.지난해 9월에는 서울지검에 여성범죄전담검사실(주임검사 박지영)을 설치토록했다.

2001년 8월에는 법무연수원에 2주일 과정의 ‘여성정책실무반’ 코스를 개설,인사고과에 반영토록 했다.

“법무연수원에서 다양한 교육을 받지만 여성범죄를 체계적으로 수사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해 이같은 과정을 개설한 것은 정말 보람된 일입니다.” 문 사무관은 ‘최초’ 기록이 많은 여성정책담당관실의 성과 자랑에 침이마른다.

이들의 저력은 법무부 내 3000여 여성 공무원들의 구심체인 ‘여성정책협의회’를 발족시켰다는 것에서 확인된다.협의회는 부처 내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과 달리 여성정책이과연 남녀평등적 관점에서 이뤄지느냐는 근원적인 의문에서시작됐다.

지난해 11월 검찰청·교도소·소년원·보호관찰소·치료감호소·출입국관리소 등 다양한 직렬의 법무부 여성대표 11명이 자리를 함께한 것에서 출발했다.그리고 첫 사업으로 ‘법무여성’을 출간한 것이다. 올 사법연수생 중 20여명의 여검사가 임용된 것을 포함,7급과 9급 공채에서도 여성의 비중이날로 높아지는 만큼 여성정책담당관실의 비중도 더욱 커질전망이다.최근 국민적 신뢰도가 땅에 떨어진 검찰의 위상을높이는 데도 여성의 역할이 기대된다.

“이제부터는 울고 가는담당관실이 될 것 같다.”고 말하는 양동규씨는 군가산점 폐지문제로 흥분했던 ‘보통 한국남자’였다.자신의 변화는 여성정책담당관실 근무 덕분이라고자신 있게 말하는 그는 법무부 총무과에 근무하는 박은희(26)씨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양씨는 “성차별 없는 행복한 가정을 꾸릴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평등을 지향하는 것이바로 행복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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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주기자 yukyung@
2002-01-2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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