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1월 ‘여간첩 수지 김’(본명 김옥분) 사건은 남편 윤태식씨가 아내를 살해한 후 벌인 자작극이었다는 검찰의 발표는 충격적이다.서울지검 외사부는 “성격차이 등으로 말다툼 끝에 부인 김씨를 살해한 후 시체를 유기한남편 윤태식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검찰은 특히 윤씨가 범행후 싱가포르 주재 북한대사관을 통해 월북하려다실패하자 ‘납북 미수사건’의 자작극을 꾸며낸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당시 사건을 조사했던 안기부(현 국정원)에관련자료를 요청하는 등 사건 은폐의혹에 대해서도 진상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의 핵심 의문은 피의자 윤씨가 죽은 아내를 간첩으로 몰면서 벌인 ‘납북미수’자작극이 어떻게 가능했는가이다.따라서 당시 사건을 조사하고 윤씨의 기자회견까지주선한 안기부가 자작극 사실을 몰랐다면 말이 안되고, 알았다면 방조 내지 은폐한 셈인데 국가의 안위를 담당한 기관이 무엇 때문에 개인의 범죄를 은폐해 주면서까지 납북미수 사건을 방조했는지 의문은 꼬리를 문다.
당시 윤씨는 기자회견에서 “아내와북한 대사대리 이창용으로부터 ‘서울에서 사업을 하며 문익환 목사와 유성환의원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했다.그런데 검찰이 이 두 사람을 구속했으며 신상옥·최은희는 남조선에서 살해됐다’는내용의 기자회견을 하라고 강요 받았다”고 밝혔다. 보통사람의 추리력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이같은 조작이 누구의작품인지는 대강 짐작이 간다. 만약 당시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 등으로 어려워진 정국을 호도하고자 안기부가 이사건을 이용했다면 남북 문제를 권력유지의 수단으로 삼은냉전세력의 전형적인 북풍사례로 보아 무방하다.
우리는 이같은 사례가 ‘수지 김’사건뿐이 아니라고 본다.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는 무수한 의문사 사건이 그예다. 이번 사건의 전모를 밝힘으로써 정황과 심증뿐인 많은 의문사 해결의 실마리가 되기를 기대한다.진실규명은피해자 가족의 상처를 씻어주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이 사건의 핵심 의문은 피의자 윤씨가 죽은 아내를 간첩으로 몰면서 벌인 ‘납북미수’자작극이 어떻게 가능했는가이다.따라서 당시 사건을 조사하고 윤씨의 기자회견까지주선한 안기부가 자작극 사실을 몰랐다면 말이 안되고, 알았다면 방조 내지 은폐한 셈인데 국가의 안위를 담당한 기관이 무엇 때문에 개인의 범죄를 은폐해 주면서까지 납북미수 사건을 방조했는지 의문은 꼬리를 문다.
당시 윤씨는 기자회견에서 “아내와북한 대사대리 이창용으로부터 ‘서울에서 사업을 하며 문익환 목사와 유성환의원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했다.그런데 검찰이 이 두 사람을 구속했으며 신상옥·최은희는 남조선에서 살해됐다’는내용의 기자회견을 하라고 강요 받았다”고 밝혔다. 보통사람의 추리력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이같은 조작이 누구의작품인지는 대강 짐작이 간다. 만약 당시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 등으로 어려워진 정국을 호도하고자 안기부가 이사건을 이용했다면 남북 문제를 권력유지의 수단으로 삼은냉전세력의 전형적인 북풍사례로 보아 무방하다.
우리는 이같은 사례가 ‘수지 김’사건뿐이 아니라고 본다.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는 무수한 의문사 사건이 그예다. 이번 사건의 전모를 밝힘으로써 정황과 심증뿐인 많은 의문사 해결의 실마리가 되기를 기대한다.진실규명은피해자 가족의 상처를 씻어주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2001-11-1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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