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홍보관 상술 ‘얼룩’

월드컵홍보관 상술 ‘얼룩’

이창구 기자 기자
입력 2001-11-03 00:00
수정 2001-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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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잇따라 문을 열고 있는 서울시 지하철역 구내 ‘한국관광 및 월드컵 홍보전시판매관’에서는 월드컵 캐릭터상품이나 관광용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2일 오후 지하철 종로3가역.20여평 규모의 홍보판매관 앞세서 점원 7∼8명이 지나가는 지하철 승객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진열대에 놓인 상품은 벽에 ‘WORLDCUP KOREA’라고 적힌 문구를 무색케 했다.월드컵과는 전혀 관계 없는넥타이,모자,양말,점퍼,스웨터 등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겨울 상품이 즐비했다.휴대전화 판매대까지 설치해 놓고 있었다.

주부 이연숙씨(43·여)는 “휴대전화와 월드컵이 대체 무슨 관계가 있냐”면서 “잡상인들이 많아 그렇지 않아도통행이 불편한데 굳이 이런 시설을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한 외국인도 “이곳이 월드컵 홍보관인줄 몰랐다”면서 “월드컵 상품이 너무 부족한 것같다”고 말했다.

비교적 한적한 5호선 군자역 승강대에 위치한 3평 남짓한 홍보관에는 4,000∼5,000원짜리 넥타이와 옷가지가 진열대를 채우고 있었다.한국과 월드컵을 상징하는 문양의 옷은 몇벌되지 않았으며,20여분이 지나도록 물건을 사는 손님이 없었다.

지하철 이용객이 많은 2호선 잠실역이나 이용객이 적은 3호선 홍제역 등도 마찬가지였다.2호선 건대입구역의 홍보관을 지나던 김영화씨(32)는 “관광 홍보가 목적이 아니라시민들을 호객하는 좌판 같다”고 비꼬았다.

월드컵 홍보관은 서울지하철공사가 관리하는 지하철 1∼4호선에 26곳,도시철도공사가 관리하는 5∼8호선 40곳 등 66곳에 설치돼 있다.당초 판매 뿐 아니라 관광 안내소 역할을 하기 위해 전화와 컴퓨터 시설을 완비한다는 계획이었지만 관광 안내를 하는 곳은 거의 없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5월 두 지하철 공사와 계약을 맺고홍보관을 설치키로 했다.또 홍보관 판매는 월드컵 상품 서울지역 독점 총판업체인 GNB월드가 맡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FIFA가 관리하는 월드컵 상품 이외의 상품은 관광공사에 보고하고 팔아야 하지만 많은 곳에서 허가받지 않은 물건을 팔고 있다”고 인정했다.

서울지하철공사 관계자도“보고하지 않은 물건을 팔지못하도록 협조 공문을 자주 보내고 있지만 별 효과가 없다”면서 “특히 전화설비나 통신시설 공사가 힘든 지하철역 내에 100여개의 홍보관을 설치하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고 말했다.

GNB월드의 한 임원은 “사업초기여서 캐릭터 물품만 팔아서는 인건비조차 건지기 힘들다”면서 “점차 홍보관의 모습을 찾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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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구기자 window2@
2001-11-0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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