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카드社 CD기공동망 수수료 마찰 애꿎은 소비자만 골탕

은행-카드社 CD기공동망 수수료 마찰 애꿎은 소비자만 골탕

문소영 기자 기자
입력 2001-10-27 00:00
수정 2001-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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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과 삼성카드 등 전문카드사가 현금자동인출기(CD기)공동망 사용에 대한 수수료 인상문제를 놓고 힘겨루기에돌입했다.이 때문에 카드사용 고객들이 한때 현금인출을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두 업계간 수수료 협상이원만하게 타결되지 않으면 전문카드사 회원(총 3,000만명)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문카드사들은 최근 CD기 이용수수료 인상문제로 은행측과 협상을 벌여왔으나 타협점을찾지 못하고 있다.지난 25일에는 한미은행이 삼성카드 고객에 대해 CD기 사용을 하루동안 중단시키는 돌발사태까지발생했다. 삼성카드와 한미은행은 26일 재협상에 들어갔으나 여의치 않다.현재 농협과 기업은행 등 6개 은행과 CD기수수료를 협상 중인 LG카드는 물론 현대카드도 협상추이에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왜 싸우나] 한미은행은 93년부터 수수료가 오르지 않았고CD기 운영비 등을 고려해 현행 CD기 사용 수수료 1,000원(건당)을 최고 5,000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그러나 삼성카드가 ‘인상불가’ 방침을 고수,협상이 결렬되자 “최소 500원은 인상돼야 한다”는 입장으로 다소 후퇴했다.삼성카드는 한미은행 외에 기업·경남은행,농협 등과도 협상하고 있다.삼성카드 역시 은행측이 강경하게 나오자 “올리더라도 물가상승분을 반영하는 수준를 넘어설 수없다”고 약간 물러섰다.

[원가 논쟁] 삼성카드 등 전문카드사가 인상불가론을 주장하는 것은 원가대비 4배에 가까운 수수료를 현재 은행에지급하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삼성카드는 “최근 금융연구원에서 CD기 1회 사용수수료원가를 260원으로 계산했다”며 “우리는 원가의 최고 3.8배를 내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1,000원도 비싸다”고 말했다.게다가 삼성카드는 CD기 수수료로 은행이 앉아서 버는돈이 올들어 10월까지만도 700억원이나 된다고 밝혔다.LG카드 700억원을 합치면 올해 은행이 카드사 두곳에서 버는돈만 1,500억원이 넘는다는 계산이다. 특히 은행계 카드사에 대해서는 건당 300원씩 받으면서도 전문카드사에게 1,000원씩 받는 것은 차별적이라는 게 전문카드사들의 주장이다.

반면 은행 관계자는“원가개념보다 카드사가 얻는 영업가치와 인프라 관리비(연간 350억원) 등을 계산하면 1,000원은 너무 낮은 액수”라고 반박한다.카드의 현금서비스에대해 은행은 계좌이체 및 가맹점 매출표 접수 및 전달업무도 함께 하기 때문에 은행이 카드사들의 장사를 대신해준다는 것이다.또 카드사의 수익이 높아지면 일정분은 은행과 배분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중복투자는 피해야] 한미은행은 다음달 15일까지 재협상을 벌여 수수료 인상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다음달 말까지 고객안내를 거쳐 12월1일부터 서비스를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CD기를 자체 조달하는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지만 이 경우 5,000억원이 중복투자돼 국가적인 손실이 예상된다”며 “금융감독기관이 적극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은행과 삼성카드와의 협상은 은행과 카드사의 ‘대리전’ 성격이 짙다.은행측은 삼성카드를 뚫어야만 LG카드나현대카드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한편 한미은행의 대주주가 삼성그룹(17%)이어서 한미은행과 삼성카드의 이번 갈등은 시장의 관심을 한껏 증폭시키고 있다.

문소영 김미경기자 symun@
2001-10-2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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