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불황…노사화합 바람 분다

장기불황…노사화합 바람 분다

강충식 기자 기자
입력 2001-10-25 00:00
수정 2001-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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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사태로 세계경기 침체가 장기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자 각 기업체 노사가 잇따라 무분규 선언을 하면서 위기를 극복해나가고 있다.이번에 살아남지 못하면 끝장이라는 인식이 노조원들에게 확산되는 등 현재의 경기침체를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24일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무분규 등 노사화합을 선언한사업장은 데이콤,LG전자,롯데삼강 등 1,652개소로 지난해같은 기간보다 440개소 늘었다.특히 S-오일,라파즈한라시멘트 등 30여개 업체 노조는 9·11 테러사건이 터지자 투쟁복을 폐기 또는 반납하면서까지 노사화합에 동참하고 있다.

S-오일 울산공장 노조는 지난달 22일 ‘신노사문화 실천전진대회’를 갖고 무분규를 선언했다.노조측은 무분규에대한 의지를 보이기 위해 그동안 ‘단결투쟁’이라는 구호가 적힌 투쟁복을 반납했다.임금협상은 9월 첫 협상에서 합의했다.시간을 끌어봐야 서로 득될 것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라파즈한라시멘트 노조는 지난달 말 사측과 ‘노사화합결의 등반대회’를 갖고 무파업·무쟁의를결의했다.노조측은 건설업계의 전반적인 침체를 고려,아예 투쟁복을 폐기처분했다.섣부른 쟁의행위로 공멸할 수 있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올초 대기업중에는 처음으로 임금협상을 체결한 LG전자 노조의 경우 9·11 테러사건 직후 무급순환휴직,불요불급한행사자제,체질강화를 위한 구조조정 등의 비상조치를 솔선수범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위원장 명의의 e메일을 해외법인장에게 보냈다.IT시장의 회복이 늦어지는데다 소비심리위축으로 전자업계의 경영악화가 예상되자 노조측이 먼저행동지침을 들고 나선 것이다.

데이콤은 노조측에 매주 열리는 최고경영위원회 참석을 요청할 만큼 노조를 ‘영원한 공동체’로 인정하고 있다.그러나 노조측은 경영진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최고경영위원회참석은 고사하고 사안별로 협의키로 했다.데이콤 노사는 지난 7월 올해 임금동결,상여금 300% 반납과 내년도 임금도동결하는 ‘노사 평화 대선언’을 투표를 통해 확정한 바있다.

경총 이동응(李東應) 정책본부장은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노조의 관심은 임금인상이나 복지문제 보다는 생존문제에 쏠려있다”면서 “과거 쟁의행위를 통해서도 별로 얻은것이 없다는 판단이 선 것도 노조가 화합의 방향으로 가고있는 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2001-10-2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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