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법관들의 사법개혁 촉구

[사설] 법관들의 사법개혁 촉구

입력 2001-10-17 00:00
수정 2001-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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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법원의 중진 및 소장판사 33명이 ‘사법부의 독립과법원의 민주화’를 위한 제도개혁을 요구하며 사이버 모임을 발족시켜 사법부에 파문이 일고 있다.인터넷상 ‘법관공동회의’를 발의한 이들 법관들은 그 취지문에서 “정부수립 후 50여년이 지나도록 일제 식민사법과 독재사법의 전통을 이어받은 사법부의 근본적인 틀이 변한 것이 없다”며현재의 사법시스템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기형적인 사법부 인사관행의 타파,법관의 신분보장을 통한공정한 재판 보장,토론을 통한 건설적인 대안 제시를 주장했다.

법원행정처는 이들의 움직임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토론은문제될 게 없지만 사이버 공간의 특성과 판사들의 집단행동,문제의 확대재생산 등을 우려해 부정적인 반응이라고 한다.그러나 반드시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일반 법관들이 자신의 의견을 발표할 수 있는 공간이많지 않은 현실에서,그들이 인터넷을 통해 사법부의 현안을자유롭게 논의하고 그 과정에서 생산적인 방안을 도출해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기때문이다.판사회의마저 상의하달의 일방적 통로가 되고 말았다는 지적도 있지 않은가.

‘공동회의’를 추진하고 있는 법관들은 먼저 사법연수원성적을 ‘꼬리표’로 동기생을 평생 서열화하는 문제점을지적했다.‘만물은 변전한다’는 명제에 비춰볼 때 분명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또 중진 법관의 빈자리를 연소한 법관이 채움으로써 판사의 법조 연륜이 검찰보다 짧아 ‘법원의 권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일단 검토해 볼 만한 사안이라고 본다.다음은 승진에 밀리면 법복을 벗는 관행이다.현재 대법관 이하 법관은 헌법에 따라 10년 단위로 재임용의 형식을 밟고 있으며 고법 부장판사 승진인사 때 임관 동기는 절반 이상이 자진 사퇴하는 게 지금까지의 관행이다.

이 문제는 결과적으로 법관 신분보장의 강화나 종신제 주장으로 연결되는 데 이는 쉽게 판단할 사안이 아닌 것 같다.

법관도 어디까지나 국민들에게 봉사하는 국가 공무원으로업무수행에 대한 내부적 평가가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사법부의 독자적인 예산안 및 법률안 제출권도 같은 논리가 적용돼야 할 것이다.

대법원장이나 대법관이 변호사 개업을 하고 선배 법관이변호사로 전관 예우를 받는 우리 법조계의 후진적 전통도문제가 아닐 수 없다.그러나 그 때문에 ‘솜방망이 판결’을 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헌법은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규정하고 있지 않은가.독립적인 헌법기관인 법관은 상사(上司)나 정치권의 외압을 의식하지 않고 업무를 수행해야하는 헌법적 의무가 있는 것이다.다만 지금까지 사법부가정치권력에 휘둘려 왔다는 사실은 상하가 다함께 참회해야할 일이다.
2001-10-1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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