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려되는 ‘테러 전쟁’의 확산

[사설] 우려되는 ‘테러 전쟁’의 확산

입력 2001-10-11 00:00
수정 2001-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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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 연일 공습을 벌이고 있는 미국은 아프간뿐아니라 다른 테러 지원국도 공격할지 모른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이같은 주장은 지난 8일 존 네그로폰테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안보리 15개국에 보낸 편지가 공개되면서 불거졌다.이 편지는 “앞으로 조사 결과에 따라 다른 테러 조직과 다른 국가에 대한 추가 행동의 필요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어제 사흘간의 공습으로 아프가니스탄의 제공권을 확보했다면서 곧 특수부대 등 지상군을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대(對)테러전의 양상은 분명히 확대되고 있으나 아프간 이외의 국가에 대한 공격 문제는 아직은 추측 단계에 불과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미 국방부의매파들은 차제에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정권을 축출하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아프간전이 계속 확대 국면을 보이고 있어 이라크 공격으로까지 확전될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아무리 군사적 타격 목표가 제한적이라고 해도 무고한민간인의 희생과 민간 시설의 피해는 수반되게 마련이다.9일아프간 수도 카불 폭격 과정에서도 유엔 산하 비정부기구인아프간기술자문단(ATC) 직원 4명이 숨졌다. 비록 테러를 응징하는 전쟁이라 할지라도 아프가니스탄 이외의 국가에 대한 공습 등은 결코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다.더욱이 이라크가 문제의 테러조직 알 카에다를 지원했다는명백한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이라크를 공격하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다.

대 테러 전선을 확대한다고 해서 테러가 종식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무모한 확전은 오히려 테러 응징의 정당성과 국제적 지지기반만 훼손시킬 것이다.아프간 전쟁을 인근 아랍국가로 확대한다면 자칫 서구와 이슬람권, 가진 국가와 못가진 국가간의 무한 전쟁,새로운 이념 전쟁을 촉발할지도모른다는 점을 관계국은 깊이 인식해야 한다.

2001-10-1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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