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카지노 공화국 만들 텐가

[사설] 카지노 공화국 만들 텐가

입력 2001-09-19 00:00
수정 2001-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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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국 어느 곳에나 카지노사업장을 개설하도록 관련 법규를 개정하려 하고 있다.지난 15일자 관보에 실린관광진흥법 개정안을 보면 미화 5억달러 이상만 관광사업에 투자할 경우 내·외국인 누구라도 원하는 지역에 카지노업소를 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우리는 정부의 이같은 정책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가뜩이나 우리사회가 사행심을 조장하는 각종 사업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데다,내국인 출입이 허용된 정선카지노가 지난해 10월 개장한 뒤적잖은 문제점이 이미 드러났기 때문이다.

주무부서인 문화관광부는,돈만 투자한다면 카지노사업장을 무제한 허용하겠다는 관광진흥법 개정의 목적이 다만외국 관광객을 유치하고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있을뿐이라고 강변한다.또 카지노가 전국 각지에 개설되더라도 내국인 출입은 허용되지 않는 만큼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해명한다.그러나 우리는 카지노장이 부족해 외국 관광객이 불편을 겪었다는 불평을 들어본 적이없다.전국 각지에 카지노장을 개설하면 외국 관광객이 밀물처럼 밀려오리라고도 기대하지 않는다.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더욱 많은 카지노장이 필요하다면 정부 당국은 근거를 제시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일부터 해야지 은근슬쩍 관련법규를 고치려 해서는 안될 것이다.

카지노장 개설을 완화하려는 정부 방침이 알려지자 경실련·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내국인 출입 허용을 위한 전단계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우리도 시민단체들과 의견을 같이한다.내·외국인을 막론하고 5억달러이상을 투자해 카지노장을 개설한다면 그에 따른 수익을 기대하는 것은 당연한 기업논리다.외국 관광객들이 이를 채워주리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결국 카지노장을 개설하게 한 뒤 ‘수익성 보장’을 핑계로 내국인출입을 허용하는 수순을 밟지 않겠는가.정부는 이제라도국민이 납득할 만한 근거를 공개하든지,아니면 관광진흥법 개정을 철회하기 바란다.

2001-09-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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