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와 빈곤’ 중국의 두얼굴

‘풍요와 빈곤’ 중국의 두얼굴

입력 2001-08-25 00:00
수정 2001-08-25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중국 대륙에 ‘풍요와 빈곤’이 극명하게 교차하고 있다.경제가 고도성장세를 유지하는 데다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권을 획득하고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앞두고 있는 중국에 한푼의 돈이 아쉬워 피를 파는 매혈로 에이즈 감염환자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밤 베이징(北京)의 공런티위창(工人體育場).올림픽 개최권 획득,오는 10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 등으로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중국의 장쩌민(江澤民) 주석은 흡족한 웃음을 띠며 “제21회 유니버시아드 대회의 개막을 선언한다”며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외쳤다.장 주석의 개막사가 끝나자마자 이곳을 가득 메운 6만여명의 관중들이 일제히 폭죽을 터뜨리며 환호성을 올려 축제무드가 고조됐다.

곧바로 형형색색의 화려한 축포를 쏘아올리고 중국 고유의 민속공연,인민무장경찰의 퍼레이드가 이어지면서 축제 분위기는 절정을 향해 치달았다.중국으로서는 유니버시아드대회가 2008년 올림픽의 리허설로 상정,‘슈퍼 파워의 중국’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무대가 된 셈이다.그러나 23일 궁런티위창 인근의 기자회견장.인다쿠이(殷大奎) 중국 위생부 부부장이 다소 가라앉은 목소리로 준비한 자료를 읽어내려갔다.인 부부장은 “현재 중국의 에이즈 감염자수는 60여만명”이라며 “이중 3만∼5만명은 매혈에 따른 에이즈 감염자”라고 밝혔다.그동안 에이즈 감염자들의 대부분이 마약사용자들이라고 주장해온 중국 정부가 농촌지역 주민들이한푼의 돈이 아쉬워 피를 팔다가 에이즈에 감염됐다는 것을 처음 인정했다.

중국 대륙의 중남부 허난(河南)성 상차이(上蔡)현의 경우매혈 주민 1,300여명중 43%인 550여명이 에이즈에 감염된것으로 드러났다.인근의 원러우촌과 원잉촌도 피를 판 주민들의 33%,20%가 에이즈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특히 중국 정부가 99년 이 지역의 에이즈 집단감염 사실을 확인했으나 ‘농산물 판매에 악영향이 있다’는 등을 이유로 공표하지 않아 에이즈의 확산을 불러온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주고 있다.

khkim@

2001-08-25 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