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기업 투자펀드 결성 표류

여성기업 투자펀드 결성 표류

김미경 기자 기자
입력 2001-08-11 00:00
수정 2001-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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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여성 벤처기업을 집중 지원하기 위해 추진해 온 ‘여성기업 투자펀드’가 2개월째 표류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말 중소기업청이 6월중 출범시키겠다고 밝힌 100억원 규모의 여성 벤처기업 전용펀드가 발표보다 2개월 이상 늦어져 관련 당사자들의 불만이 커지고있다.펀드가 결성되기도 전 정부가 발표에만 급급한 ‘전시행정’이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의 말바꾸기] 중기청은 5월말 여성이 최고경영자로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한솔창업투자와 한능벤처기술투자를 업무집행조합원으로 선정,각각 60억·40억원 규모의 전용펀드를 6월중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중기청은 펀드재원의 40%를 출자하기로 했다.

그러나 6월이 지나도 펀드결성은 이뤄지지 않았다.중기청측은 “창투사측 조합원 구성에 시간이 걸려 늦어지고 있다”면서 “7월중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중기청의 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도 거들고 나섰다.지난달 열린 ‘여성경제인의 날’행사에서 장재식(張在植) 산자부장관은 “7월중100억원 규모의 투자펀드를 결성,여성기업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기청은 지난 3일 펀드결성을 발표하겠다고 했으나 “다음주로 발표가 미뤄졌다”면서 또 연기했다.중기청 관계자는“한능측의 펀드는 지난주 결성이 끝났지만 한솔측이 늦어져 발표를 다시 미뤘다”고 해명했다.

[늦어지는 이유는] 정부의 지원아래 ‘장미빛’으로 보였던여성펀드 결성이 지연된 이유는 여성기업에 대한 투자유치가 어려웠기 때문이다.중기청은 펀드결성 발표이후 창투사들이 6월중 조합원을 다 모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자 여성벤처협회에 재원의 30%를 맡아달라고 요청했다.협회는 산업은행으로부터 10%를 유치했지만 나머지는 역부족이었다.협회 관계자는 “중기청에 100억원이 안되더라도 펀드를 출범시킬것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말했다.결성시기는 늦어졌지만 액수는 맞춰야 한다는 이유였다.

이 과정에서 양 창투사는 투자자를 찾지 못해 펀드결성은계속 늦어졌고,결국 한솔창투는 자체 재원으로 60%를 결성하는 상황에 이르렀다.한솔창투 관계자는 “여성벤처에 대한투자유치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면서 “이번주 회사 재원으로 펀드결성을 마무리한 뒤 2주뒤 쯤 중기청에 조합등록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기청측은 “현실적인 어려움을 고려하지 않고 발표를 먼저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뒤늦게 잘못을 인정했다.

[업계,우려 증폭] 펀드결성이 지연되면서 여성기업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발표대로였다면 벌써 투자금을 유치,경영난을 해소했을 것”이라며 불만을 나타냈다.예정대로 2주뒤 펀드가 결성된다 하더라도 여전히 우려는 남는다.여성벤처협회 관계자는 “펀드조성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정부가 약속했던 다른 펀드는 기대하기어려운 상황이 됐다”면서 “펀드결성부터 운용까지 제대로이뤄져야 여성기업을 진정으로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2001-08-1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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