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 21세기’ 날개 단 중국

‘도약 21세기’ 날개 단 중국

김규환 기자 기자
입력 2001-07-09 00:00
수정 2001-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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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빼놓고 국제문제를 논하지 말라.

지난 4일 세계무역기구(WTO) 가입협상을 사실상 타결지어15년에 걸친 숙원을 마무리지은데 이은 두번째 낭보를 기다리고 있는 중국 국민들은 요즘 강한 자신감을 내비친다.

13일로 예정된 2008년 올림픽 개최도시 결정에서 베이징이선정될 것을 거의 확신하고 있다. 중국이 국제사회의 한축을 담당하는 대국(大國)으로 당당히 인정받고 있다는 자부심이 이같은 자신감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이 러시아를 제치고 미국을 견제할 유일한 강대국으로 부상한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이다. 그러나 지난 4월중국 전투기와 미 정찰기간 충돌사건을 처리하기 위한 미국과의 협상에서 한치도 밀리지 않고 대등한 외교적 역량을 발휘함으로써 국제외교무대에서 강국으로 우뚝 선 중국의 위치를 분명히 과시했다.

중국이 강대국으로 부상한 것은 세계 최대의 인구를 바탕으로 한 거대한 시장을 갖고 있다는 경제 잠재력 때문.여기에 WTO 가입을 목전에 두게 됨으로써 중국은 ‘호랑이등에 날개를 단’ 격이 됐다.WTO 가입으로 중국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외국자본·소비·수출 3두마차 중 외국자본 유입과 수출이 급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고도성장이 지속되는 등 중국 경제는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중국은 세계경제의 국외자 입장에서 벗어나 세계경제의 틀 안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중국 경제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이 지난 1일 중국 공산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행한 연설에서 21세기를 이끌 강한 공산당을강조한 대목에서도 이같은 자신감은 잘 나타나있다.

하지만 중국은 근본적으로 미국과는 별개의 목소리를 낼수 밖에 없다.이는 지난 1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취임이후 미·중관계가 대부분 긴장과 대립으로 일관됐던 데에서도 알 수 있다.지난달 상하이에서 열린 ‘상하이-5’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의 옛 소련 공화국들과 함께 미국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과 협력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도 많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정찰기 충돌사건을 처리하면서 미국과의 관계를 원만히 유지하기 위해 중국이 최대한 노력한 것이 이를 엿보게 한다.이 때문인지 미·중관계는 최근 급격히 안정되면서 중국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중 두 정상이 지난 5일 가진 첫 전화통화에서 양국 관계를 증진시키고 두나라간 협력을 강조한 것은 양국간 산적한 현안에도 불구,현 상황에서 서로를 자극해 쓸데없이힘을 낭비하지 않겠다는 공통된 상황인식이 깔려있다.

중국은 13일 모스크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베이징의 올림픽 유치가 확정되면 중국의 강대국 반열 등극을 확정짓는 최종관문을 통과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이달초 장길수 일가족 사건에서 드러난 탈북자 문제 등 중국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는 인권 문제해소라는 과제를 여전히 안고 있다.또 중국이 강대국으로자리잡는 것을 불안한 눈길로 바라보는 주변국들의 우려와견제도 해결해야만 한다.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khkim@
2001-07-0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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