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법 아는 議員의 법절차 무시

[오늘의 눈] 법 아는 議員의 법절차 무시

조태성 기자 기자
입력 2001-07-09 00:00
수정 2001-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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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심리를 더 진행해야 합니다.”“기소된 지 1년이 넘었는데 공소장도 제대로 안 읽었습니까?” 지난 6일 서울지법 311호 법정에서 열린 한나라당 정인봉(鄭寅奉)의원에 대한 공판.방송사 카메라 기자들에게 향응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 의원 사건 재판부와 변호인단 사이에 팽팽한 입씨름이 벌어졌다.재판부는 심리를마치고 구형을 하자고 주장했고 변호인단은 심리가 불충분하다고 우겼다.

정의원 사건 공판은 이날이 20번째였다.그러나 정의원은‘정치 일정’을 핑계로 13번이나 출석하지 않았다.재판은1년2개월 동안이나 질질 끌 수밖에 없었다.

‘표적수사’로 기소됐다는 정의원측 주장을 받아들이더라도 고의로 출석을 기피하고 재판 진행을 지연시키는 듯한 행동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이해못할 변호인단의 행동은 이어졌다.증인신청을 취소한사람들을 다시 증인으로 신청하는가 하면 불출석으로 무산된 변호인측의 피고인 반대신문 기회를 다시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공소장을 제대로 읽지 못해 변론준비가 미흡했다는,변호인으로서 직무유기에 가까운 발언까지 했다.변론도 법률논리에 의한 반박보다는 옥외집회장에서나 들을 만한 정치성 변론으로 일관했다.재판은 5시간 만에야 가까스로 끝나고 정의원에게 2년형이 구형됐다.

선거사범의 1심 처리 시한은 6개월로 규정돼 있다.그러나이 시한이 지켜지는 예는 거의 없다. 국회의원 등 기소된선거사범들이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재판에 나오지 않기때문이다.재판 과정에서도 정치적 논리를 내세우거나 재판진행에 비협조적이다.정의원이 현직 변호사이자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보내는 시선은 더 따갑다.‘1심 재판 6개월 규정은 국회의원들이 만든 게 아니냐’는 재판부의 질타는 정의원에겐 뜨끔한 일침이었다.

유죄를 받을 수도 있고 무죄를 받을 수도 있다.표적수사의 희생양일 수도 있다.그러나 법 절차를 지키지 않거나법정에서 정치적 논리로 대응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법을 아는 사람이면 더 그렇다. 정치에 대한 불신은 그래서 커진다.

조태성 사회팀 기자 cho1904@
2001-07-0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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