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행정부’ 부시정책 발목

‘반쪽 행정부’ 부시정책 발목

최철호 기자 기자
입력 2001-06-18 00:00
수정 2001-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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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행정부 구성이 민주당이 상원의 다수당이 된 이후 예상했던 것처럼 늦어지고 있다. 행정부 고위공무원 인준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행정부 구성에서 상원의 인준이 필요한 자리는 정확히 492개.부시 행정부는 이중 117개 자리만 채웠고 375자리는 아직 공식 인준을 받지 못해 ‘대행’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실제 행정부 운영에 필요한 인력 가운데 민주당이 상원을장악하기 전까지 인준을 받은 ‘운좋은’ 고위공직자는 각부 장관을 비롯해 5명의 대사,6명의 부장관,8명의 차관,그리고 22명의 차관보들 뿐이다.

부시 대통령은 11월1일까지 모든 행정부 인선을 마친다는계획이지만 주변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클린턴 대통령도 임기 첫해 10월말에야 행정부 인선을 마무리했는데 대선 공방으로 60여일을 소비한 부시가 이보다 겨우한달 늦은 일정을 잡았다는 것은 무리한 판단이라는 것이다.행정부 조직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내년 2월까지만 모든 임명 인준을 마칠 수 있다면 다행이라고 보고 있다.

고위공직자가 상원 인준을받지 못하면 해당부서에서 일은할 수 있지만 ‘지명자’ 딱지를 떼지 못한 채 결정권이 없기 때문에 실질적인 업무가 이뤄지지 않는다. 자리 배치 역시 공식 직함에 따른 정식자리가 아니라 부서와 떨어진 한쪽 구석이나 다른 사무실에서 임시로 자리잡기에 업무에 여간 차질이 오는 게 아니다.

부하 직원들도 지명자를 거치지 않고 일을 할 수도 없지만그렇다고 그의 결정을 얻어야 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벌써 여기저기서 불평이 나오는 상황이며,정책 집행에 커다란 장애를 겪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는다.

제임스 제퍼즈 의원의 공화당 탈당으로 민주당이 다수당이된 이후 민주·공화 양당은 상원 인준 절차에 대해 절충을벌여왔지만 아직 뚜렷한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인준 절차를 본격적으로 시작해도 제대로 이뤄질지 분명치 않은 상황에 양당은 상원 상임위원회 자리 수와 인준 보장을 놓고줄다리기로 세월만 보내고 있는 것이다.

공화당은 시간이 급한 인준을 위해 민주당이 원하는 상임위원회 다수를 제안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상임위 자리 수우위를 확보한다고 해서 인준을 적당히 넘길 수 없다는 자세를 보여 공화당은 흘러가는 시간에 발만 구르고 있는 격이다.

새로 다수당 지도자로 올라선 톰 대슐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는 “인준을 봉쇄하겠다는 의도는 없다.그렇다고 모든 지명자가 인준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우리는 일괄인준이란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시간 지연에 따른 공화당 푸념에 항변한다.

부시는 민주당의 상원 장악 이후 비판받던 외교정책에서일정부문 노선을 변경하는 등 화해 제스처를 보여주고 있다.한반도 정책과 관련해서는 포용정책에서 언급됐던 북한에대한 혜택을 다시 꺼내들었다.

어떻게 보면 행정부의 외골수 정책이 야당의 제동에 의해중도쪽으로 교정되는 억제 효과도 있지만,인준 지연이 현재처럼 진전이 없을 경우 부시 행정부는 임기의 4분의1을 이렇다 할 정책도 실행 못한 채 입씨름으로 허송세월해야 할처지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hay@.

*인준 지연에 속타는 美 공직자.

미 민주당의 상원 장악으로 인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직자들은 업무를 보자니 실권이 없고 모른 채 하자니 무능으로 소문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렇게 공식취임을 못하고 지명자 꼬리를 달고 있는 대표적인 고위공직자로 상무부 차관에 지명된 제임스 로건과 유엔 대사직 후보인 존 네그로폰테를 들 수 있다.이들은 특히민주당에 거스르는 과거 전력 때문에 더욱 혹독한 상황을맞을 것으로 보인다.

상무부내 특허와 상표권을 담당하는 차관으로 지명된 제임스 로건은 하원의원 시절 클린턴 탄핵에 앞장섰던 전력을가지고 있다.르윈스키와의 성추문으로 클린턴 대통령이 의회 탄핵에 직면했을 때 로건 의원은 탄핵에 적극 앞장섰었다.

네그로폰테는 과거 냉전시절 니카라과,과테말라 등 중남미에서 외교관으로 활동했으나 민주화에 역행하는 미 행정부정책에 관여된 혐의로 혹독한 시련이 예상되고 있다.당시니카라과 반정부 게릴라 조직 지원 사건에 간여했던 올리버노스 중령은 현재 방송사에서 시사프로 진행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지만 외교관이었던 네그로폰테는 그의 경력에 지장이 있을 만큼 험난한 일정을 맞이하고 있는것이다.

이밖에도 레이건 대통령 당시 중남미 강공정책에 간여했던국무부 유럽담당 차관보 지명자 오토 라이치도 민주당의 인준 반대 우선순위에 올랐다.또 덴버시 제10 순회법원 판사로 지명된 마이클 맥코넬 유타주립대 교수는 앞으로 결원이예상되는 연방대법원 대법관 자리 인준과 관련, 민주당 사법부 인준 청문회를 가늠할 주요 표적 인물이 되고 있어 인준을 둘러싼 논쟁을 부를 인물로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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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최철호특파원
2001-06-1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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