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규 前통일장관 ‘김위원장 서명’ 받으려 3시간 담판

박재규 前통일장관 ‘김위원장 서명’ 받으려 3시간 담판

입력 2001-06-13 00:00
수정 2001-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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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6·15 남북공동선언의 서명 주체를 놓고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이름을 받아내느라 3시간 동안 씨름했습니다” 남북 정상회담 추진위원장을 맡았던 박재규(朴在圭) 전 통일부 장관이 12일 서울 평창동의 북한음식점‘모란각’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1년 전 평양에서 남북정상이 공동선언에 서명하던 순간의 감격을 털어 놓았다.

박 전 장관은 “17년 동안 술을 끊었지만 정상회담으로 평양에 체류할 당시 김 위원장의 강권을 뿌리칠 수 없었다”면서 “김 위원장은 자신도 5년간 술을 끊었지만 ‘오늘 같은 날 술을 마시지 않을 수 있느냐’며 술을 권했다”고 소개했다.그는 “퍼다주고 얻은 게 뭐냐는 비난도 있지만 6·15 선언은 대북포용정책이 북측을 해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북한에게 인식시켜 준 것이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박 전 장관은 금강산 관광과 관련,“관광사업이 꼬여 김용순(金容淳) 북한 아·태평화위원장도 장군님(김정일) 쳐다볼 면목이 없어 죽을 맛이었을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관광대가 처리문제 등을 확실하게 협상하는 게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는 이어 “최근 천수이볜(陳水扁)총통 초청으로 대만을 방문했었다”면서 “대만과 중국도올 가을쯤 사상 첫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는 말을 대만 관리들로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진경호기자 jade@

2001-06-1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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