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길섶에서/ 제3의 계산법

2001 길섶에서/ 제3의 계산법

장윤환 기자 기자
입력 2001-05-01 00:00
수정 2001-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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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劉邦)이 젊은 시절 진(秦)나라 말단 관리로 부역에동원됐다가 소하(蕭何)라는 상급 관리로부터 노임으로 200전을 더 받았다.그 뒤 군사를 일으켜 한왕(漢王)이 된 유방은 소하를 승상으로 발탁한다.항우(項羽)와 천하를 다툰끝에 마침내 천하를 통일한 유방은 소하에게 식읍(食邑)을올려 주고는,아무말 없이 ‘2,000호(戶)’를 더 준다. 지난날 소하한테서 더 받았던 ‘200전’에 대한 보답 같아미소를 짓게 한다.

소년 시절 소 한마리 판 돈을 훔쳐 무작정 상경했던 정주영씨는 훗날 대재벌로 성공해서 소 1,001마리를 몰고 고향을 찾는다.부친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그는 훔쳤던 소 1마리를 1,000배로 늘려 굶주리는 고향 사람들에게갚으려 했던 것일까.정씨도 이제 고인이 됐고 그가 추진했던 금강산 사업은 중단 위기에 처해있다.세상에는 반드시‘준 만큼 받는’ 등가교환식 계산법만 있는 게 아니다.‘제3의 계산법’도 있다.더구나 민족의 앞날이 걸려있는 남북관계에서는.

장윤환 논설고문

2001-05-0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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